상반기 156억원 전년비 30%↓…2017년 962억→2020년 433억 55%↓
'엑스비라/비키라' '닥순' 자진취하…제파티어·소발디도 하락 폭 커져

국내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이 환자 수 감소로 갈수록 위축됨에 따라 독주체제를 굳힌 마비렛(성분명 글레카브레비어/피브렌타스비어)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 동반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반토막나면서 국내 C형간염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던 '닥순(다클린자+순베프라)'이 국내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는 등 이에 따른 변화도 일고 있다.

메디팜스투데이가 유비스트 자료를 토대로 올해 상반기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살펴본 결과 전체 시장규모는 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서도 25.6% 줄어들었다.

C형간염 치료제 시장규모는 2017년 연처방액 962억원을 기점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8년에 전년보다 절반 이상(-52.9%) 뚝 떨어진 453억원을 기록했다가 2019년 499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2020년 다시 43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완치율이 높은 신약 도입으로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방문이 어려워져 더욱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료=유비스트.
자료=유비스트.

애브비의 마비렛은 올해 상반기 118억원으로 여전히 75.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으나 전년 대비 28.3% 감소했다.

특정 유전자형에만 쓸 수 있는 다른 C형간염 치료제와는 달리 마비렛은 모든 유전자형에 쓸 수 있다.

지난 2018년 9월 출시된 마비렛은 출시 첫 해 4개월간 45억원을 기록하며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고. 이듬해인 2019년 전체 매출 499억원 중 403억원을 차지해 시장을 평정했다. 그러나 전체 시장이 줄어들면서 마비렛도 영향을 받고 있다.

길리어드의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하락세는 완만하게 나타났다. 전년 동기 47억원에서 올해 35억원으로 25.6% 감소했다.

다만 하보니는 연처방액으로 보면 2017년 107억원에서 2018년 11억원으로 급감했다가 2019년 30억원, 2020년 86억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3월 신장애 환자에 대한 허가사항 변경으로 처방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유비스트.
자료=유비스트.

MSD의 제파티어(성분명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와 길리어드의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는 절반 이상이 감소하며 미미한 처방액을 기록했다. 제파티어는 전년 동기 대비 58.8% 감소한 2억원, 소발디는 80.1% 감소한 1억원에 그쳤다.

국내 첫 DAA(Direct Acting Antivirals,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 치료제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다클린자(성분명 다클라타스비르)와 순베프라(성분명 아수나프레비르)는 지난 3월 허가 6년 만에 자진취하했다.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 신약들이 계속 나오면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애브비의 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도 효능효과가 개선된 마비렛이 나오면서 지난해 11월 자진취하한 바 있다.

시장 위축이 계속될 경우 제파티어와 소발디도 닥순의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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