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회 전 가톨릭대 부총장
김석회 전 가톨릭대 부총장, 경영학 교수

지난번에는 자본주의가 갖는 특징 중의 하나인 자유기업 제도에 관해서 살펴본 바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자본주의가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인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자본주의는 자유시장 경제를 그 본질적 특성으로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에서는 모든 경제 주체들이 시장을 통해서 일체의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는 시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제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그 경우 시장이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거래의 범위를 말하는데, 그 같은 시장에서 모든 경제 주체들은 자유경쟁의 원리에 따라서 경제활동을 한다.

둘째, 경제주체들은 가격기구의 원리에 따라서 경제활동을 유지하는 특성을 보인다. 그리하여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시장에서 가격기구(price mechanism)의 원리에 따라서 경제활동을 전개하는 특징이 있다. 이것을 일컬어 우리는 가격의 파라미터적기능이라고 하는데, 이는 생산자든 소비자든 가격을 지표로 모든 경제적 의사결정, 즉 공급과 수요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단기적 균형점을 변형시키면서 현실적 가격수준과 그 수급량을 조절한다.

셋째,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 모든 경제주체는 화폐를 매개로 거래활동을 전개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쓰임새를 가치(value)라고 하며, 가치를 화폐로 나타낸 것을 가격(price)이라고 한다. 따라서 시장경제가 가격기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하는 것은 곧 모든 거래 활동이 화폐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같은 화폐는 거래되는 실물과의 대비에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갭을 낳게 하고, 그로써 가계와 기업, 그리고 국가의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국가의 경제정책과 국민적 노력으로 충분히 조절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 세상을 지배해온 두 가지의 사상과 이념, 즉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있었지만 공산주의는 소련의 붕괴로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고, 그로써 자본주의 일변도의 세계화 시대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자본주의도 빈부의 격차 등 문제점이 노출됨으로써, 오늘날에는 절제된 자본주의, 즉 수정 자본주의에로의 탈바꿈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제도나 사상은 있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술한 대로 자본주의도 문제점과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자본주의의 시장경제하에서도 사기업을 국영화해서 운영한다든지, 또는 경제순환에 문제가 야기되었을 경우에는 정부가 부득이 시장에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기업을 국영화할 경우 공기업이 갖는 관료제적 병폐로 해서 경영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하여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공기업을 민영화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원래 공기업이었던 대한항공 등 여러 기업을 일찍이 민영화한 바 있다. 또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경우 기업의 사기를 저하한다든지 또는 시장 교란의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으로 그 같은 정책의 도입은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자본주의의 경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작은 정부의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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