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자진 사퇴했다. 정 회장을 불명예 퇴진케 만든 이번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는 예견된 총체적 인재(人災)다.

이번 참사는 시공사와 하청업체, 관리감독기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에서 건물 철거 작업 중 붕괴사고로 9명의 희생자를 발생했는데도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현장 부근 실종자 가족대기소로 들어가고 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현장 부근 실종자 가족대기소로 들어가고 있다.

또한 시공사로서 지난해 붕괴사고의 교훈을 외면하고 현장안전점검에 소홀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참사는 콘크리트 타설과정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기단축을 위해 규정된 일정보다 앞당겼다는 의혹이 있다. 또한 재도급 정황도 포착됐다. 현재 광주경찰청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10개 레미콘 업체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펼쳤다. 이들 업체들은 사고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한 회사들이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콘크리트 타설 공정에 대한 원·하청 또는 하청업체 간 근로계약 관계 등을 수사 중이다. 또한 공사현장에 납품된 레미콘의 품질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이 사고 책임자 처벌이 아닌 사고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춰서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광주시가 사고발생 48일 전 현장을 점검하고도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를 놓친 셈이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공동주택 품질 점검단은 지난해 11월 25일 화정아이파크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붕괴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현장에선 부실시공 방지 목적으로 실시한 공동주택 품질점검이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허가 과정도 의혹투성이다. 이번 아파트 신축 사업은 도심 한복판에 고층 건물을 짓는 대현프로젝트다. 업계에선 인·허가부터 공정까지 별다른 조치없이 무난하게 조속히 처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가 지난해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 사례륽 감안했다면 좀 더 신중한 검토와 관리감독을 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번 비극은 사전 예방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안전 불감증의 덫에서 안주했던 셈이다.

국민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원한다. 또한 진실을 원한다. 정부와 경찰은 공사 전반의 안전관리와 비리·비위 여부를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 정몽규 회장도 말로만 재발 방지가 아닌 사퇴로 끝내지 말고, 총체적 인재(人災) 해결을 위한 첫 걸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