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AP/뉴시스]5월31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국회의사당 언덕에서 한 여성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캠룹스의 원주민학교 부지에서 발견된 어린이 유해 215구를 상징하는 신발을 촬영하고 있다. 19세기부터 1970년대까지 15만 명 넘는 원주민 어린이가 캐나다 사회 동화 프로그램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기독 기숙학교에 의무 참가해 기독교로 개종해야 했으며 원주민 언어를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구타와 폭언으로 최대 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와=AP/뉴시스]5월31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 국회의사당 언덕에서 한 여성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캠룹스의 원주민학교 부지에서 발견된 어린이 유해 215구를 상징하는 신발을 촬영하고 있다. 19세기부터 1970년대까지 15만 명 넘는 원주민 어린이가 캐나다 사회 동화 프로그램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기독 기숙학교에 의무 참가해 기독교로 개종해야 했으며 원주민 언어를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구타와 폭언으로 최대 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 원주민·캐나다 정부 요구에도 사과 안해

[천지일보=이솜 기자] 캐나다 남서부 옛 원주민 가톨릭 기숙학교 부지에서 몇 주 전 215구의 유해가 발견된 데 이어 신원 미상의 무덤 751개가 또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약 한달간 기숙학교에서 숨진 원주민 아이들의 유해가 1천구에 가깝게 발견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방 자치 단체들이 자체 발굴을 돕기 위한 자금 지원을 발표함에 따라 더 많은 무덤이 발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 새스캐처원주 원주민 대표 조직인 ‘원주민 주권 연합(FSIN)’은 새스캐처원주 소도시 카우세스의 옛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 자리에서 751명 정도가 묻힌 무덤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는 1899년부터 1997년까지 운영됐다.

지하 투과 레이더를 이용한 수색 결과 751구를 찾았으며 이는 최소 600구의 시신이 그 지역에 묻혀 있음을 의미한다고 원주민 단체는 말했다. 레이더 운영자들은 이 결과가 10%의 오차 범위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코와스 원주민 단체의 카드무스 드롬은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할 때 더 많게 들리도록 노력하지 않는 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며 “확실히 말하자면 600구가 넘는다”고 말했다.

드롬은 한 때 이 무덤에 표시를 해뒀으나 학교를 운영했던 가톨릭 교회가 이 표시를 제거했다고 말했다.

새스캐처원 레지나의 대주교인 돈 볼렌은 이와 관련 원주민 단체에 편지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2년 전 과거 교회 지도자들의 실패와 죄에 대해 원주민 단체에 사과했다고 밝혔다. 볼렌은 “과거의 고통에 대한 무게가 더 커짐에 따라 사과가 매우 작은 발걸음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 한 번 사과를 표명하고 이를 의미 있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을 맹세한다”고 밝혔다.

80세의 플로렌스 스파르비에르는 AP통신에 자신이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에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수녀들이 우리에게 매우 못되게 굴었다”며 “우리는 천주교 신자가 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우리만의 작은 축복은 할 수 없다고 했다”고 회고했다.

또 그는 수녀들이 원주민들에 대해 비난했고 고통은 수세대에 걸쳐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파르비에르는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좋아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며 “이는 계속돼 왔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캠루프스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아동 유해 215구가 매장된 현장이 발견됐다.

최근 몇 주 동안, 많은 학교를 운영했던 가톨릭교회가 이 학교들에 대한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사건에 대한 그의 고통을 표현했고 종교와 정치 당국이 ‘이 슬픈 일’을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그는 원주민 단체와 캐나다 정부가 요구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FSIN 책임자인 바비 카메론은 “우리는 캐나다가 저지른 대량학살의 결과를 보고 있다”며 “캐나다는 원주민을 말살하려는 국가로 알려질 것이다. 이제 증거가 확보됐다”고 말했다. 또 “이는 반인륜적 범죄이며 원주민에 대한 공격”이라며 “캐나다 전역에서 더 많은 무덤이 발견될 것으로 본다. 우리는 모든 시신을 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세기부터 1970년대까지 15만명 이상의 원주민 아이들이 캐나다 백인 사회에 동화되기 위한 캠페인으로 대부분이 로마 가톨릭 교회에 의해 운영되는 기숙학교에 강제로 다녔다. 아이들은 강제로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모국어를 말할 수 없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구타와 폭언을 당했고 수천명이 질병, 방치, 자살로 죽었다.

캐나다 정부는 2008년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했으며 학생들이 학교 내 신체적, 성적 학대가 만연했음을 인정했다.

한편 이번 주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가 과거 미국 원주민 기숙학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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