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AP/뉴시스] 홍콩 민주 인사들이 4일 한 구치소에서 법원 출석을 위해 이송차량에 타고 있다.
[홍콩=AP/뉴시스] 홍콩 민주 인사들이 4일 한 구치소에서 법원 출석을 위해 이송차량에 타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의회가 홍콩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 구성 변경은 물론 홍콩 입법부에 후보자를 지명하고 선출할 수 있는 새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홍콩 내 반대의 싹부터 잘라내고 선거제도를 전면 개편해 의회를 ‘친(親)중파’들로만 채우겠다는 의지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정부 업무보고 중 홍콩의 최우선 과제는 선거제도 개혁과 외국의 간섭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상무위원회 왕첸 부위원장은 홍콩 선거인단의 규모와 구성 등이 조정되고 개선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왕 부위원장이 언급한 홍콩 기본법 개정은 홍콩의 최고 통치권자인 행정장관의 선거와 입법부 선거에 대한 규칙을 바꾼다는 의미다.

왕 부위원장은 홍콩 선거제도의 ‘허점’이 야당 운동가로 하여금 홍콩의 독립을 옹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위험’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며 “홍콩만의 민주적 선거제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오는 12월 행정장관 선거인단 선거를 앞두고 이같이 선거제 손보기에 나서면서 오는 9월로 예고됐었던 홍콩 입법회 선거는 내년 9월로 또 1년 연기됐다. 홍콩은 작년 9월 입법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선거를 1년 연기했었다.

이는 작년 국가보안법 시행과 운동가, 야당 인사들에 대한 탄압에 이어 나온 조치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지만 표현의 자유 등 독자적인 법체계와 권리가 있다는 의미의 ‘1국 2체제’ 원칙에 따라 통치돼 왔다. 그러나 홍콩 일부 시민들과 인권 단체 등은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이러한 자유와 자치를 침해했다고 비난해왔고 범민주파 의원들이 선전한 2019년에는 이에 반발해 몇 달 동안 격렬한 시위가 있었다.

홍콩에서는 작년 민주파 의원들이 모두 사퇴한 후 이번 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안 정 싱가포르 국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BBC에 “중국 공산당은 그들이 듣기 싫어하는 목소리를 정말 없애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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