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평도 피격 공무원 추모집회(서울=연합뉴스)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24일 밤 서울 경복궁역 주변 거리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서해 연평도 피격 공무원 추모집회(서울=연합뉴스)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24일 밤 서울 경복궁역 주변 거리에서 열린 추모집회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엄마의 부은 눈을 보니 저는 또 다시 이 나라가 원망스럽고 분노가 차오릅니다.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진실을 밝혀 아빠의 명예를 찾아주겠노라 약속을 하셨음에도 터무니없는 이유를 증거라고 내세우는 해양경찰의 발표가 저를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씨를 추모하는 집회에서 A씨의 아들이 자필로 작성한 편지가 공개됐다.

꿈꾸는청년들 등 청년단체의 주최로 열린 24일 집회에서 공개된 이 편지에서 A씨의 아들은 “공부 잘 되냐고 물어보시던 아빠 전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해 본 적 없는데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들은 자기들 편한대로 말하고 판단한다”며 “아빠를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사람은 아빠와 20년을 함께해 온 엄마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살기 위해 힘없는 사람의 목숨 하나쯤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벌 줄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게 아빠가 남긴 숙제다”라며 “아빠가 남긴 숙제를 큰아빠와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이씨를 포함해 30여명의 청년단체 회원이 참가해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집회에 참석한 A씨의 형 이래진씨는 유족 대표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의 오락가락 입장 번복과 해경의 부실 수사로 더 이상 값진 희생을 욕되게 하지 말라”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속히 동생의 유해 송환과 공동 조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 해양경찰청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A씨에 대해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이 아닌, 현실 도피의 목적으로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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