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인류 역사는 전염병과의 전쟁으로 이어져 왔으며, 21세기에 들어와 바이러스 전염병의 잦은 발생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지난 100년간 인류가 치러온 전염병들에 대비해 21세기를 ‘전염병의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전염병과의 ‘100년 전쟁’에서 전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전염병인 에이즈, 스페인독감, 아시아독감 그리고 홍콩독감 등은 모두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는 6500만명이 넘게 사망했는데, 이는 1, 2차 세계대전으로 목숨을 잃은 2500만명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사망한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해 ‘우한 폐렴’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은 2015년에 우리 사회에 커다란 불안감을 조성해온 메르스(MERS)나 AI(Avian Influenza, 조류독감)보다 더욱 심각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염병의 범유행을 지칭하는 ‘팬데믹(Pandemic)’ 현상 이야기도 나돌고 있는데, 팬데믹 현상의 발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세균)보다도 더 강한 전염성을 보이는 바이러스의 특징과 예방책에 대한 올바른 상식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전염돼 질병을 일으킨 코로나 바이러스는 6종이었으며, 코로나19는 7번째로 나타난 신종 변형 바이러스이다.

유전물질인 DNA나 RNA가 캡시드(Capsid)라고 부르는 단백질 껍질에 둘러싸인 구조로 이루어진 바이러스는 핵산의 종류에 따라 이중가닥인 DNA 바이러스와 단일가닥인 RNA 바이러스로 구분이 된다. 천연두, B형 간염, 수두,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은 DNA 바이러스이다. RNA 바이러스로는 독감(인플루엔자), 홍역, 사스(SARS), 에이즈(AIDS), 황열병, 에볼라(Ebola), 광견병, 메르스(MERS) 바이러스 등이 있으며, 코로나19도 RNA 바이러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코로나(Corona)라는 명칭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되는 바이러스의 외형이 TV나 SNS 화면을 통해 보는 것처럼 태양의 코로나 모습과 유사해 붙여진 명칭이다.

감염성 입자인 바이러스는 크기가 매우 작아 전자현미경으로나 관찰이 가능하며, 세포질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대사나 증식을 하지 못해 살아있는 세포에서만 증식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살아 있다, 죽었다’라고 하지 않고, ‘활동성이 있다, 없다’로 표현한다.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환경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사람의 피부 표면에서는 약 15분 정도 생존 가능하고, 플라스틱 표면에서는 1~2일 생존이 가능한 것을 알려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영하의 날씨에는 장기간 생존이 가능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 생존이 어려워진다.

숙주세포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만 기생하기 때문에 세포 밖에서 생존하는 세균 제거에 효과가 있는 항생제와 같은 치료약이 없어 감염자를 격리시켜 치료하는 증상 완화법이 도입돼 이용되고 있다. 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세포(항원)에서 병원성을 제거한 백신을 개발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그러나 백신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개발 과정 중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백신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대기 중이나 물건의 표면 등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공기를 통한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감염자의 재채기로 침에 섞여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비말(飛沫)이나 콧물, 체액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손을 꼼꼼하게 자주 씻어야 하며, 리모콘, 전화기, 스마트폰, 문고리 등의 청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바이러스 확산 시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부득이하게 참석해야 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KF94)를 착용해야 한다. 바이러스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 증진을 위한 생활습관을 길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SNS에 떠도는 허위 정보나 상식을 넘어서는 공포 조성이 불안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정보 전염병’이란 말도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언비어가 담긴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주요 대응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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