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식인 쌀값 하락폭이 4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쌀 산업 전체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쌀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3차 시장격리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그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 경고 속에 우리 쌀 산업 붕괴는 식량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당 18만2천136원으로 전년 수확기 평균(21만4천138원)보다 14.9%가량 떨어졌다. 쌀값 데이터 축적 이후 4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그동안 정부는 2회에 걸쳐 2021년산 쌀 27만 톤을 시장 격리했으나 쌀값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광은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장은 “매년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시장격리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9월에 시장격리 여부를 결정하고 공공비축미 수매와 동시에 시장격리곡 수매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농촌 고령화와 비료 가격·인건비 상승 등으로 쌀 전업농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쌀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면서 식량 안보가 더욱더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전 세계가 식량 부족 심화로 ‘재앙’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식량안보 관련 국제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2022년 대규모의 굶주림 사태가 다수 불거질 위험이 있다”며 “2023년엔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식량 안보 차원의 쌀값 하락 방지 및 쌀 산업 육성을 위한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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