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회/가톨릭대학교 전 부총장, 경영학 교수

우리 인간들은 한평생 다양한 직종과 직업에 종사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매달 직장에서 주는 봉급을 받아서 가계를 꾸려나가곤 한다.

어쩌면 직장에서 일에 매달려 봉사하고 그 반대급부로 받게 되는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되기 때문에 봉급쟁이 또는 월급쟁이라고 불러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도 봉급쟁이로서 일생을 살아왔다.

봉급날이 가까워지면 신바람이 났고, 봉급날에서 멀어지는 날에는 봉급날 오기만을 기다리게 되는 그런 봉급쟁이 었다. 그렇다고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봉급쟁이들이 봉급 타는 데에만 매달려서 그것에만 눈독을 들이고 살아온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 모든 봉급쟁이 들은 직장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받아온 그런 봉급쟁이인 것이다.

어쩌면 그들 봉급쟁이들은 직장내 업무수행 과정에서 말 못할 숱한 고난과 고충을 견뎌내며 일해온 경우가 허다하리라. 그 한 예로 사철주야 가릴 것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새벽 서너 시만 되면 어둠 속을 헤치며 신문을 배달해오는 신문배달원들이 있는가 하면, 또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걸고 불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지는 소방공무원들도 있고, 그밖에도 지금 같으면 코로나 환자를 색출하기 위해서 몸을 사리지 않고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의사들과 간호사들도 있다.

따라서 사회 구석구석을 찾아보면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위해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우리는 확인 할 수가 있다. 이들 모두가 봉급쟁이 들이고 그들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직장을 위해서 바치는 눈물겨운 노력과 봉사 때문에 우리 사회가 지탱 가능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 자신으로서도 교육계에 뛰어들어 수십 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교직자로서의 최선을 다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대가로 봉급을 받아 생계를 유지해온 바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학교당국으로부터 경영대학원을 처음 설립해서 운영해 보라는 부탁을 받게 된 것이었다.

그간 학교로부터 여러 가지 보직을 부탁받아서 그런대로 성심껏 학교 일을 수행해 온 바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안했는데, 경영대학원을 최초로 설립 운영해 달라는 학교당국으로부터의 주문은 꽤나 부담스럽고도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그 이유는 우선 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한다는 것은 마음의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인데, 경영대학원의 일이 석박사 과정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특히 현장에서 바삐 뛰고 있는 중소기업의 사장들을 강의실로 끌어들여서 그들로 하여금 경영현장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처음으로 유도하는 데에는 적잖은 노력과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기왕에 맡게 된 일이었기에 나로서는 죽기살기로 황무지인 맨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회사를 일일이 방문하며 사장들을 학교 강의실로 유치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 바 있었다.

그런 피나는 노력의 결과 수개월의 고생끝에 나로서는 기대 이상의 학생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느끼게 된 중요한 사실은 내가 수십 년동안 학교당국으로부터 받아온 봉급은 사실은 학교 당국으로부터가 아니고, 학생들로부터 직접 받게 된 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그것은 중소기업 사장들을 강의실로 유도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초의 결과에서 얻게 된 중요한 결론이었다. 그로부터 나는 학생이 없는 학교는 있을 수 없다는 일념으로 학생들을 하늘같이 여기고 그들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교육에 임하게 되었다. 그만큼 교육자들에게 있어서 학생들의 위치는 소중하기만 한 것이다.

그로써 나 자신의 교육관은 코페르니크스적으로 바뀌게 되었고, 그 반대급부로 받게 된 봉급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도 뒤바뀌게 되었다.

그런 맥락에서, 모든 봉급자들은 봉급이 갖는 의미를 새삼 고쳐감으로써 국가나 사회 그리고 직장생활에 대하여 봉사정신으로 업무에 임해 줄 것을 주문해 본다. 다시 말해서 군인이나 공무원들은 국가나 사회 그리고 특히 국민들을 위해서, 그리고 교육자들은 학생들을 위해서, 기타 회사 등 모든 직장인들은 국가와 사회는 물론 수 많은 고객들을 위해서 그들을 하늘같이 모시며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말하자면 철저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열정을 쏟아부어 봉사하고, 그리고 그 대가로서의 봉급을 받는 봉급쟁이가 되어줄 것을 신신 당부코자 한다. 그럴 경우 우리 사회는 보다 활기 넘치고 역동적이 되며 효율적인 사회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봉급쟁이는 나라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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