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협회가 상근임원을 놓고 공모에 들어갔다고 한다.

상근부회장 1명과 상무이사 약간 명이다. 일정대로라면 10월 7일까지 서류접수를 마치고, 12일 서류심사를 거쳐 13일 면접이 발 빠르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임기는 3년이 보장됐다고 한다. 또 직무수행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해운협회 입장으로서는 처음 벌어지는 일이라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벌써부터 명망 높은 국적선사 출신들이 물밑에서 움직임이 있고, 일부 직원은 공모를 하겠다고 선뜻 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3년 임기제의 임원을 뽑는다는 것은 외부인사의 수혈을 열어놓겠다는 뜻과 다름없다. 바꿔 말해 말단직원으로 들어와 임원으로 승진하는 내부의 꿈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졌다.

현재 근무하는 해운협회 임원들은 바닥부터 승진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평생 한국해운의 발전을 위해 일하면서 뼛속조차 해운인이다. 위기의 해운업계를 구한 것도 그들의 오랜 경륜과 혜안이 쌓였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너무 오래 근무한 사람이 있어 탈이라고 말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선사들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다. 해운 계에서 항상 대안론과 인물론이 나온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사실 원하지 않는 사무국 임원은 임기총회 때에 지명을 하지 않으면 된다. 오래전 박창홍 전무때도 그랬다. 총회를 진행하고도 임원으로 지명되지 않아 행사후 쓸쓸히 홀로 짐을 싸야 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돌이켜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회장의 임기와 사무국 임원의 임기는 같이 가고 있다. 회장 임기 도중에 임원을 갈아치운 사례는 거의 없다. 조상욱, 조수호, 현영원, 이진방, 장두찬, 이종철, 이윤재 회장 때도 그랬다.

때문에 현 회장의 사무국 임원 공모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해운의 위기를 어떤 사람이 와서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긴장되는 순간이다.

이 순간에 우리는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식으로 심사를 할지 모르겠지만 부디 한국해운의 미래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기 바랄뿐이다. 만약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면 ‘인물 없음’으로 포기하면 그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무국 임원은 막강한 환상의 팀으로 짜여 있다. 선사들은 곰곰이 따져서 공모보다는 관례가 좋은 면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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