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경기 중 심판진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에게 뭔가 이야기를 건넨다. 투수는 요청에 따라 글러브, 모자 등을 벗고 결백을 입장한다. 최근 메이저리그(MLB)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MLB는 지금 '부정투구'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투수들이 공에 금지된 파인 타르(송진) 등 끈적끈적한 물질을 발라 궤적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에 MLB 사무국이 칼을 빼들었다. MLB 사무국은 지난 22일부터 부정 투구의 집중 단속을 시행 중이라고 전했다.

 1호 검사 대상은 올해 가장 뜨거운 투수인 뉴욕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이었다. 2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도중 시행된 검사에서 어떤 특이사항도 발견되지 않았다. 결백을 입증한 디그롬은 보란듯이 5이닝 깔끔투로 연속 무실점을 30이닝까지 늘렸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습적인 이물질 검사에 일부 선수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는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4회까지 세 차례나 검사를 받았다. 처음과 두 번째에는 양손을 좌우로 뻗은 채 순순히 응하던 슈어저는 세 번째 검사 시도에 결국 폭발했다.

 슈어저는 글러브와 모자를 마운드에 던져둔 채 벗은 채 벨트까지 풀어버렸다. 머리카락까지 심판에게 들이밀며 결백을 입증했다. 결과는 디그롬과 마찬가지로 '혐의 없음'이었다.

 홈런 타자 겸 선발 투수로 만화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타니는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시행된 검사에 밝은 표정으로 임하였다.

 심판진의 부정 투구 검사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LB 사무국은 최초 적발 선수에게 1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아직 징계 대상자는 없다.
 

 한편 올해 KBO리그에서는 이물질 사용과 관련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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