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문화재단이 오는 9월 출범한다. 울주군이 재단 설립을 준비한지 1년 만에 울산시 심의를 통과했는데, 재단 규모가 당초 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주문화재단 설립 안건이 18일 열린 울산시 출자·출연 기관 운영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4월과 10월 두차례 ‘부적정’ 판단으로 제동이 걸린 뒤 세번째 도전만이다.

이날 심의위에는 서석광 울주군 부군수가 직접 참석해 울주문화재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심의위원들을 설득했다.

심의위를 통과한 데 따라 울주군은 군의회의 설립 동의를 구하는 ‘울주군 울주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준비한다. 다음달 울주군의회 제192회 임시회에서 이 조례가 제정되면 5월 재단 이사회 임원을 공모하고 발기인 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오는 9월 재단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울주문화재단은 이사회와 1개 사무국, 1개 센터, 3개 팀으로 구성해 총 16명으로 출범한다. 문화정책센터와 문예진흥팀, 문화시설운영팀, 경영지원팀 등이다.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사람 중심의 문화도시 울주 구현’이라는 목표로 △지역 문화콘텐츠 개발 및 문화 산업화 △주민 체험형 문화사업 추진 △예술인과 지역연계 협력사업 추진 △문화재단 정체성 정립 등 4대 전략분야와 12대 중점과제를 기반으로 32개의 신규사업, 6개의 위탁사업을 추진한다.

울주군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과 활용, 문화의 산업화, 관광과의 연계성 강화, 주민의 문화향유기회 확대, 지역 예술인에 대한 지원과 주민연계 사업 등도 병행 실시한다고 군은 밝혔다.

울주군은 연차별 직영시설과 행사·축제를 이관하면서 재단 인력을 23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울주군이 계획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에는 재단 규모가 턱없이 작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울주군이 구상한 재단 인력은 45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2차 심의위에서 38명으로 줄어들었고, 심의위의 수정·보완 사항 등을 받아들여 이번에 재차 규모를 축소한 것이다.

이선호 군수는 관광·문화분야의 전문성과 함께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의 가중된 업무 부담을 덜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울주문화재단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은 1본부 6팀 체제로 18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울주문화예술회관 등 복지·문화·관광·체육 40여개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공단 업무 중 문화 분야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울주문화재단 출범 규모로는 이관 업무를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수 있다. 신규 사업을 기획·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기존 울산문화재단도 타 지역 재단에 비해 적은 규모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과 피로도가 상당 수준 누적돼 있는 상태”라며 “역할이 다르긴 하지만 울주문화재단의 출범 규모로만 보면 업무 과부하가 볼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울산문화재단은 이사회, 1개 사무처, 4개 팀(기획경영팀·문화예술진흥팀·문화사업지원팀·문화예술교육지원팀) 등으로 2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5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전문화재단의 절반 수준이다. 직원 1인당 업무 예산 규모도 대부분 1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데 비해 울산문화재단은 1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 초 설립된 울산문화재단노조는 신규채용을 통한 인력 충원과 업무 공정성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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