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논, 2023년 직접 판매 전환... 매출 감소와 약가인하 등 영향 추정

한국메나리니와 한국오가논의 3년 동행이 끝났다. 알콕시아 판매를 맡았던 메나리니가 올해 판권을 다시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제네릭 등장에도 압도적 점유율을 지키고 있지만 제약업계는 떨어지는 매출과 약가인하 등으로 판권을 반납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메나리니는 최근 국내 유통업체에 공문을 통해 알콕시아정30mg(성분명 에토리콕시브)의 유통을 종료하고 12월 초 구매 마감을 진행한다.

메나리니 측은 이번 결정은 사업상 구조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메나리니의 유통 포기로 이 품목은 오는 2023년 1월부터 원 제품 보유사인 한국오가논(계약 당시 한국MSD)이 판매를 맡기로 했다.

이들이 유통 계약을 끝내는 알콕시아는 선택적 콕스-2(COX-2) 억제제로 소염, 해열, 진통 작용을 하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계열 약물이다. 주로 골관절염 등에 쓰인다. 2018년 기준 매출액은 약 36억 원 선으로 추정된다.

2019년 1월 메나리니는 당시 MSD로부터 알콕시아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통을 담당하기로 한 바 있으나 불과 3년만에 해당 제품을 내려놓았다. 

업계 내부에서는 알콕시아의 이번 공문 내용을 토대로 더 이상 메나리니 측이 제품을 놓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업상 구조 변경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점과 함께 업계 내에 별다른 소문 없이 계약 해지 공문이 한 달 만에 급하게 내려왔다는 점 등에서 생각만큼 '단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그 뒤로 붙는다.

이는 알콕시아의 매출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의약품 시장조사시관 아이큐비아 기준 고작 15억 원 상당에 지나지 않는다. 2019년 31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이다.

먼저 보험약가가 정당 580원에서 407원으로 줄어든 여파가 컸다. 2019년부터 약가 인하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그나마 제네릭 방어를 잘 해온 품목이지만 2020년 후발 제제 등장 후 전체 시장규모가 2018년 계약 전 36억 원에서 2022년 18억 원선으로 줄어든 것은 결국 약가와 더불어 처방 자체도 줄어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실제 유사 계열 약제 중 비아트리스코리아의 '쎄레브렉스'(세레콕시브)는 올해 3분기까지 395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조금 오른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국산 신약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셀렉스'(풀마콕시브, 판매 동아에스티)는 48억 원선으로 시장 감소세에도 선방하고 있다.

약가 인하 속 의료현장에서는 알콕시아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메나리니 입장에서도 굳이 제품을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결국 3년만에 결별을 맞은 알콕시아가 오가논의 품에서 반등에 성공할 지 혹은 점차 사라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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