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멀티골로 동점골을 만들어 낸  조규성.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멀티골로 동점골을 만들어 낸  조규성. 사진=연합뉴스

12년 만에 16강을 노리는 한국팀이 가나의 벽을 넘지 못하고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볼 점유율과 유효 슈팅 등 모든 면에서 우세했지만 가나의 빠른 발과 골키퍼 선방이 1골 차 승패를 갈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8위, 가나가 이번 대회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중 가장 낮은 61위다.

가나의 강한 역습으로 전반 24분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와 34분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에게 전반 2점을 먼저 내준 대표팀은 후반 조규성의 3분 간격으로 터진 멀티골로 동점을 만들어 추격을 이어가는듯 했으나 후반 23분 쿠두스의 행운골이 터지면서 2-3으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대표팀은 볼 점유율과 코너킥수 유효슈팅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하게 내내 경기를 주도 했지만 아쉽게 패배를 인정했다.

후반 12분 권창훈 교체로 들어온 이강인은 교체 후 1분 만에 왼발에서 뻗은 낮게 깔린 크로스를 조규성에게 연결했고 조규성은 놓치지 않고 힘껏 낮게 헤딩하며 첫 골을 연결시켜 1점 차로 따라 붙었다. 다시 바로 3분 후 다시 김진수가 높게 띄운 패스를 조규성이 새처럼 날아 가나의 골문을 갈으며 멀티골로 동점을 만들어 냈다.

'마스크만 아니었으면...' 오버헤드킥이 빗나간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마스크만 아니었으면...' 오버헤드킥이 빗나간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후반 23분 기드온 멘사(오세르)가 바닥으로 낮게 연결한 공을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가 헛발질한게 행운의 골로 연결됐다. 헛발질로 놓친 볼이 그대로 흘러 오른쪽 쿠두스에게 연결되었고 쿠두스는 힘껏 감아차며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한국은 1무 1패를 기록하고 조 4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16강에 오르려면 오는 12월 3일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하고 같은 조의 다른 팀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가나와의 A매치 전적에서 6전 3승3패를 기록 중이나 최근 4번의 대결에선 1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 경기는 2014년 6월 친선경기에서 0-4라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06년 두번을 지고 2011년에 한 번 이겼다.

10회 연속 및 통산 11회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을 마치고 4무 7패를 기록했다.

머리가 깨지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는 황인범. 사진=연합뉴스
머리가 깨지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는 황인범. 사진=연합뉴스

포르투갈에 2-3으로 진 가나는 한국을 꺽고 2위에 올라 16강행에 대해 희망을 밝혔다. 

이날 가나는 조던 아이유(크리스털 팰리스), 앙드레 아이유(알사드) 형제와 함께 이냐키 윌리엄스(빌바오)를 쓰리톱으로 내세웠다.

모하메드 쿠두스, 살리스 압둘 사메드(랑스), 토마스 파티(아스널)가 미드필드로 포백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기디언 멘사,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 대니얼 아마티(레스터 시티), 타릭 램프티(브라이턴)가 배치됐다. 수문장은 로렌스 아티지기(장크트 갈렌)가 지켰다.

전반 시작부터 한국팀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7분 손흥민이 걷어찬 코너킥이 위협적인 슈팅으로 이어지며 좌우 코너킥을 얻어내는 등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했지만 이때만 해도 모든 면에서 가나를 누룰 수 있을 거란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전반 18분 손흥민의 골대 앞 오버헤드킥도 비록 발끝에서 빗나갔지만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시야를 가린 마스크만 야속해해야 했다.

이후 전반 24분 황인범 반칙으로 프리킥을 얻은 가나는 조던 아이유가 올려 준 볼을 모하메드 살리수가 첫 골을 터트리며 점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안드레 아이유 왼팔에 맞고 공이 흘렀다고 판단하고 비디오판독(VAR)고의성 여부를 확인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골로 인정했다.

가나의 두 번째골 역시 전반 34분 조던 아이유의 정확한 패스에서 나왔다. 아이유는 골대 앞 혼자 떠도는 쿠두스를 발견하고는 길게 차 올린 공이 그대로 머리에 맞고 한국팀 골대를 흔들었다.  

전반 37분 권창훈은 손흥민이 연결해 준 공을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날렸으나 가나 골키퍼 로렌스 아티지기 선방으로 골문 위로 날아갔다.

전반 42분 정우영도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으나 오른발이 덜 감기며 오른쪽 골문 옆으로 비껴갔다.

전반 볼점유율 49%-35%로 코너킥수 7-2의 우세한 경기에서도 유효슈팅 2개를 모두 골로 득점 시킨 가나에 뒤진 채 전반을 끝냈다.

조규성의 동점골에 같이 기뻐하는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조규성의 동점골에 같이 기뻐하는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벤투호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나상호(서울)로 바꿔 팀을 다시 보강하고 후반전을 시작했다.

후반 7분 김진수가 조규성에게 크로스로 올려준 볼이 조규성의 머리에 맞으며 멋진 헤딩슛이 방향 좋게 골문을 향했으나 아티지기 골기퍼의 빠른 차단으로  골문을 뚫지 못했다.

후반 12분 권창훈이 빠지고 이강인이 들어가며 엔진에 힘이 실렸다. 

이강인 효과는 투입 후 1분 만에 톡톡히 효과를 봤다. 왼쪽 윙에서 낮게 올려준 공이 조규성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추격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3분 뒤 김진수가 골라인에 나가려는 공을 힘껏 띄우고 조규성이 날아오르며 그대로 두 번째 동점 골을 터트렸다.

월드컵 본선 한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는 새역사를 쓰는 장면이었다.

패배 후 아쉬워하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패배 후 아쉬워하는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다시 불씨를 지핀 한국팀은 열심히 가나의 문을 두들겼지만 후반 23분 윌리엄스가 헛발질해 흐른 공을 쿠두스가 감아 넣으며 세 번째 골을 맞고는 다시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후반 27분 손흥민의 돌파를 반칙으로 끊어낸 램프티에게 프리킥을 얻어내고 이강인이 찬 프리킥이 오른쪽 골대 밑을 날타롭게 찔렀으나 가나 골키퍼가 슈퍼세이브로 막아냈다. 

가나는 교체 카드를 다 써가며 수비에 사활을 걸었고, 한국팀은 폭풍 슈팅으로 골문을 두들겼으나 가나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질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과 이강인이 주심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과 이강인이 주심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가 10분이 주어진 가운데 종료 직전 한국이 코너킥을 얻어냈으나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고 경기를 끝내버렸다.

이에 선수들과 벤투 감독이 거칠게 항의했고, 이 와중에 벤투 감독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 할 상황에 처했다.

전체 유효 슈팅 19개를 기록한 한국은 단지 유효 슈팅 3개 밖에 없는 가나에 유효 슈팅 숫자만큼 세골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주심에 항의하고 레드 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 사진=연합뉴스
주심에 항의하고 레드 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