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약 3주간 진행되는 올해 국정감사는 유통업계 오너들이 증인으로 대거 참석하게 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2021년도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통과시켰다. 

공개된 명단에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배보찬 야놀자 대표 △한민화 나이키코리아 이사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정승인 BBQ 사장 등 유통업계 대표들이 대거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은 오는 10월 5일 열리는 국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출석해야 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은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에서 촉발된 오너 리스크로 증인석에 선다. 홍 회장은 지난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당하는 한편, 불매운동을 야기했다.

이에 홍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책임을 지려했지만, 결국 지난달 한앤컴퍼니와 지분 매각 계약을 철회하고 말았다. 이에 대리점주와 임직원, 주주들에 피해를 끼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또 육아휴직 사용 직원에 대한 부당인사 조치 의혹으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감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이다. 홍 회장은 육아휴직을 낸 여성 직원을 보직 해임하고 복직 이후에도 물류창고로 발령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승인 BBQ 사장은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 구성 관련 본사 갑질(계약 갱신 거절 등)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됐다. BBQ는 공정위로부터 15억 32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전국비비큐가맹점사업자협의회설립과 활동을 주도한 가맹점에 대해 계약 갱신 거절과 협의회 활동 중단 각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행위로 인한 것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대리점, 공금업자 간 불공정 거래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할인행사를 하면서 자사 로드샵인 더페이스샵 점주들에게 판촉비용의 절반 이상을 떠넘겨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7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정부와 국회의 규제 칼바람을 맞고 있는 플랫폼 기업인 쿠팡과 야놀자도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쿠팡 강한승 대표./사진=쿠팡
쿠팡 강한승 대표./사진=쿠팡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나오게 된다. 최근 쿠팡의 ‘아이템위너’ 제도는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아이템위너’ 제도는 동일 상품 판매자 중 최저가 등을 제시한 특정 판매자 상품을 소비자에게 대표 노출하는 쿠팡의 자체 제도로 입점 업체들의 저가 출혈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보찬 야놀자 대표는 숙박업주 대상 과도한 광고비 수수료 착취문제, 가맹 파트너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의혹, 숙박앱 광고상품 노출위치, 광고상품 발행시 지급되는 쿠폰발행 등 불공정행위 의혹 등을 이유로 국감 증인에 신청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도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 부를 증인 출석 요구 안건을 의결했다. 신청 명단에는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강석근 서울우유 전직감사 △김창현 서울우유 경영지원상무 등을 비롯해 신동원 농심 대표, 함영준 오뚜기 대표, 송자량 삼양사 대표, 구지은 아워홈 대표 등 국내 식품기업 수장들도 명단에 올랐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지난 8월 폐기빵을 재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식품 위생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국감 증인으로 나선다. 당시 맥도날드는 '본사의 지시가 없었으며 일부 매장 직원의 일탈'이라며 해명했지만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이 본사의 관리 부실을 아르바이트생에 전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각 상임위는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이날 증인 명단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