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자국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자국 국부펀드인 '직접투자펀드'(RDIF)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사진=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사이트 캡처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자가 역시 자체 백신을 개발 중인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 양측 백신을 결합해 접종하는 임상시험을 제안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26일(현지시간) 백신 홍보를 위한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완전한 용량 접종 시 효능은 62%다"라면서 "만일 그들이 새로운 임상시험을 실시한다면, 효능을 높이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스푸트니크 V 백신의 결합 접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낮은 수준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높이는 방안으로 면역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러시아 백신과 함께 접종하는 임상시험을 해보자는 것이다.

정확한 시험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2회로 이루어지는 백신 접종에서 매회 다른 백신을 사용하는 방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스푸트니크 V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무해한 다른 바이러스(전달체)에 삽입해 제조하는 '전달체(벡터) 백신' 유형이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체 개발 백신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새로운 임상시험 실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지난 23일 자신들이 개발 중인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면역 효과가 70%라고 발표했다.

백신 1회분의 절반을 우선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을 온전히 투약한 참가자들은 예방 효과가 90%였고, 두 차례 모두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한 이들의 예방효과는 62%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투약량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른 원인을 아직 모른다고 전했다.

반면 RDIF는 지난 24일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임상 시험 자료 2차 중간 분석 결과 백신의 면역 효과가 95%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RDIF는 27일 인도에서도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연 1억 회분 이상 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RDIF는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도의 유수 제약사인 헤테로(Hetero)가 연 1억 회분 이상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생산하는 협정을 체결했다"면서 "내년 초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인도에선 스푸트니크 V 백신 2단계와 3단계 임상시험(2, 3상)이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는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인도 당국의 허가가 나면 인도에 1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RDIF는 앞서 한국에서도 매년 1억5천만 회분 이상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위탁 생산 협정을 맺은 인도, 브라질, 중국, 한국 등에서 생산되는 백신을 세계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