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어떻게 버그가 되죠??"

중국 상해에 본사를 둔 게임사 유엘유게임즈(U.LU Games)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경영시뮬레이션 게임 '리치리치' 커뮤니티에 한 이용자가 올린 글 제목이다. 

'돈리치리치'라는 닉네임의 이 이용자는 "운영진이 실수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버그라고 우기면서 자기들 실수로 입력 값을 잘못 입력하고 1000만원 상당의 아이템을 회수 조치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엘유게임즈(대표 오영파)는 지난 19일 리치리치의 서비스 2주년 업데이트 소식을 알렸다. 같은 날 성우 서유리씨를 홍보모델로 선정했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서유리가 홍보모델인 유엘유의 '리치리치'
서유리가 홍보모델인 유엘유의 '리치리치'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무지개펫 신화펫 등 혜자급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 불꽃놀이 2주년 보상이다. 특히 이벤트 시작일인 19일에는 5만원 상당의 과금으로 상당한 게임 내 보상을 얻을 수 있어 많은 이용자가 이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중 무지개 펫은 일부 랭커만 보유할 정도로 희귀템이다. 

그런데 다음날인 20일 불꽃놀이 누적 보상에 버그가 생겨 수정됐고, 이는 게임사의 실수라서 아이템을 회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다. 내용은 1000만원짜리 보상이 5만원에 지급됐다는 것이다. 

또 불꽃 다이아 보상+ 열력치 누적 보상을 수령하지 못한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은 22일 공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이벤트 첫날 누적 보상으로 바뀌길 기대하는 이용자가 많았다. 

23일 올라온 사과문
23일 올라온 사과문

약속한 날짜보다 하루 늦은 23일 올라온 사과문의 내용은 이러했다. 

이번 불꽃놀이 사태는 이벤트를 배치 및 검수 하는 부분에서 신중하지 못하여 누적 보상의 단위가 낮아져서 원래의 단위 보상보다 낮은 단계의 값어치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생긴 문제라는 것. 그러면서 유엘유게임즈는 "해당 부분은 버그이므로 부득이 수정을 진행했다"고 공지했다. 

이어 "이벤트 수정 전후에 누적 보상을 수령하지 못한 이용자들에 대해서는 유감스럽지만 추가로 인게임 보상을 지급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내용을 확인한 사용자들은 분노했다. 버그 수정 전후의 금액 격차가 엄청났기 때문. 

 

사용자들은 "실수인 걸 인지하고 5만원으로 낮춰 주면 이해하면서 욕을 덜 할텐데, 보상 지급이 어렵다 유감이다 양해를 부탁한다 이러면 어느 누가 사과했으니 오케 이러고 넘어가겠나", "결국 아무 것도 안 해주겠다는 거네. 천만원짜리 갖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이기라고??? 환불이나 해줘라. 버그인지 아닌지 우리는 모르고 샀으니 환불해 줘라. 소비자 보호원에 민원접수해 놓을게", "펫 회수 및 환불한다 or 5만원으로 되돌린다 이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전자는 능력이 안되서 못하겠고 5만원으로 되돌리자니 더 많은 사람한테 비싼 펫 준다고 생각하니 배아파서 못주겠고 이건가", "전혀 예상 못한 최악의 수" 등의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이번 2주년 불꽃사태의 답은 '원상복구'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물차라는 닉네임의 이용자는 "보통 이런 심각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의 대처 중에서 환불은 가능하다 해도 일단 회수부터 쉬운 작업이 아니라 시도조차 안하고, 빽섭은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크기 때문에 반발이 크다"며 "해결책은 이벤트 원상복구를 통해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 뿐인데, 유엘유가 그러지 않는 이유는 엔드콘텐츠가 앞당겨짐으로 인한 게임 수명 단축, 그리고 이후 과금 축소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심각한 오류를 만들고 사전 공지도 없이 수정해버린 것도 모자라서 연휴 내내 무대응하는 것만 봐도 타 게임과 비교가 되는데 겨우 내놓은 해결책이 고장 '아, 몰라' 그대로 진행이라니..."라며 이벤트 원상복구를 주장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지만 유엘유게임즈는 여전히 같은 입장이다. 24일 운영진은 신 서버에서 과금을 하다 이번 사태를 보고 "과금을 멈추게 해줘서 고맙다"는 한 이용자의 글에 "이벤트 초반 5만원 가치로 된 것은 절대로 의도한 것이 아닌 회사의 실수로 인한 버그이기 때문에 버그 수정은 피할 수가 없는 것이며, 운 좋게 획득한 이용자가 있다하더라도 회수가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해당 사항은 버그기 때문에 "예전 버그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사태로 소비자 보호원에 신고를 한 이용자도 나타났다(해당 글은 24일 20시 현재 삭제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소비자24포털에는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서 나온 비슷한 내용의 피해구제 사례가 있다.

게임사가 갑자기 이벤트 공지를 수정해서 보상을 못 받게 됐다는 내용이다. 원래는 보석 100개를 준다고 해놓고 갑자기 50개로 수정을 해서 못 받게 된 나머지 보석을 받을 수 없냐는 내용으로, 조정위는 "이벤트 종료 일자가 정해진 경우는 게임사가 임의로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며 "게임사의 이벤트 변경 공지에도 불구하고 최초 공지됐던 상품의 지급을 요청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 

유엘유게임즈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지사는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구글스토어에서 '리치리치' 외에 '위드1 신의날개'와 '위드2: 신의 귀환'을 서비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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