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총 1만3132개 기업 공개...시가총액 기준 64% 차지
기후변화 대응 질적 개선은 미흡...CDP 평가에서 2%만 A 등급 받아

해안 침식의 피해를 입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아일랜드의 저택. 해안 침식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무리한 개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AP=연합
해안 침식의 피해를 입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아일랜드의 저택. 해안 침식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무리한 개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AP=연합

[ESG경제=이신형기자] 기후변화 대응 정보 공개 압력이 거세지면서 지난해 탄소공개 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기준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정보 공개에 나선 기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기후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기업이 공개한 기업보다 많았다. 또 CDP의 평가 결과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의 질적인 개선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파리협약 체결 이후 COP 기준에 따라 기후 정보 공시에 나선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총 1만3132개로 파리협약 체결 전의 5532개에서 38% 증가했다.

CDP의 니콜레테 바트레트 이사는 로이터 기자에게 공시 기업이 “매년 우리의 예상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DP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및 산림 보호 정보를 공개한 기업의 수 증가 추이. 자료=CDP
CDP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및 산림 보호 정보를 공개한 기업의 수 증가 추이. 자료=CDP

CDP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64%에 달한다.

CDP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와 금융기관이 기업의 기후변화 관련 위험과 기회를 체계적으로 측정해 투자나 대출에 반영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질적 개선 미흡

하지만 CDP의 지난해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CDP 기준으로 기후변화 대응 정보를 공개한 기업 중 CDP의 평가에서 가장 높은 A 등급을 받은 기업은 272개로 전체 평가 대상 기업의 2%에 불과했다. A 등급을 받은 기업의 시가총액은 12조 달러로 펩시와 아스트라제네카, 레노보그룹, 콜게이트팜올리브 등이 포함된다.

CDP의 평가는 정보공개의 투명성과 기후변화 대응, 산림과 수자원 보호를 바탕으로 한다. 정보 공개에 나선 기업의 58%가 C와 D 등급을 받았다. CDP는 C나 D 등급을 받은 기업은 “이제 막 환경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기 시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CDP는 다만 종전에 C 이하 등급을 받았던 509개 기업이 지난해 B 등급으로 올라간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CDP 기준으로 기후변화 대응 정보 공개를 권고받았으나, 공개하지 않은 기업이 1만6870개로 공개한 기업보다 많았다.

거대 정유사인 셰브론과 엑손모빌, 워렌 버핏이 회장을 맡고 있는 버크셔 헤더웨이 등을 포함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21조원에 달한다.

CDP는 “이런 비공개 기업은 현재 변화의 흐름에 맞서고 있다”며 "기업의 기후 정보 공개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해 자산규모 110조 달러 이상인 590개 투자 기관과 조달 규모 5조5000억 달러의 200개 구매자가 CDP를 통해 기업의 기후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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