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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
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
  • 이자연(국내 총괄 보도국장)
  • 2020.0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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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
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서울시민의 역사교육과 역사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고자 지난 2004년부터 서울역사강좌를 개설해왔다. 지난 2016년부터는 서울역사강좌의 내용을 더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강의 내용을 대중 교양서 형태로 출간하고 있다.

이번 발간한 서울역사강좌 10권은 <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를 주제로 했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늙고, 죽는 일은 모두가 같다. 하지만 의료가 발달하기 전 옛 서울 사람들의 삶의 풍경은 지금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총 13개의 주제로 생로병사에 대해 집필했다.

“생(生)”에서는 조선시대 한양사람들의 출산과 육아, 삶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애를 소제로 다루었다. 조선시대에는 초산 연령이 낮아 출산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출산 후 몸을 회복하기 위한 산후조리가 중요했다. 《갑술이월삼칠일갱반소용》에는 삼칠일동안 왕실 여성들이 먹었던 산후조리 음식이 적혀있다. 강고도리(건고도어, 乾古刀魚 : 말린 고등어)로 국물을 우린 뒤 새우나 홍합을 넣은 미역국인 화반곽탕은 최고의 보양식이었다.

출산 이후 아이를 기르는 것도 만만치는 않았다. 마마(천연두)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장성하기까지 온전히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 온 집안이 아이를 돌보기 위해 애썼다. 서울 선비였던 유만주의 쓴 <흠영>이나 이문건의 <묵재일기> 속에는 유모를 고르는데 신중히 고민하며, 손자를 위해 질병을 공부하고, 약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 담겨있다.

삶의 다양한 모습으로 한양에 살았던 조선시대 장애인의 모습도 살펴보았다. 장애는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일이다. 한양에서 활동했던 장애인들은 실로 다양한 직업군을 갖고 있었다. 장애를 입은 사람 가운데 왕실이나 종친도 있었으며, 명망있는 고위 관직의 정치가도 많았다. 또한 여항인 중에는 예술가들도 있었다. 조선시대 장애인들이 활동했던 대표적인 기관은 명통시이다. 기우제와 같은 국가 제사 위한 기관으로, 명통시에서는 맹인 독경사들을 양성했다. 명통시는 건물, 노비, 운영비 등을 지원한 국가 기관이었다.

“노(老)”에서는 한양시대 사대부를 통해 노년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시경》에는 오래 살고, 부유하고, 건강하고, 덕을 쌓아 즐기고, 명대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행복으로 규정했다. 나이 먹는 것은 노년의 가장 값진 행복이었다. 사대부들은 은퇴하며, 스스로를 돌보고 늙음을 받아들여 훌륭한 노인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이를 글이나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한편, 퇴직관료들의 모임도 살펴보았다. 〈선조조기영회도〉에는 원로를 우대하기 위한 관청인 기로소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남녀노소 몸이 아픈 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추사 김정희 약방문에는 소화불량을 해소하기 위해 삼별건비탕을 처방했던 기록이 나온다. 이는 《동의보감》의 삼출건비탕을 변형한 것이었는데, 의료가 발달하기 전 치료를 위해 유의(儒醫)라 불릴만큼 의학적 소양을 갖췄던 사대부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질병의 최전선에는 의료인이 있었다. 왕실은 내의원을 두어 왕실과 종친의 의료를 담당하였으며, 의술 교육을 위해 전의감도 두었다. 궁 밖에는 백성들의 구료를 위해 혜민서를 두었다. 한편, 성리학의 시대 남녀유별로 인해 여성의 진료를 위한 의녀도 있었다. 의녀는 진맥, 침과 뜸, 약 처방 등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으로 길러졌으며, 형사 역할을 했던 다모, 검시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커리어 우먼이었다.

한편, “병(病)”에서는 서울에서 유행했던 전염병도 다루어보았다. 세균,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기 전 역려, 역병 등이 있었다. 특히 사람들이 목숨을 많이 잃었던 것은 홍역과 괴질로 불린 콜레라였다. 콜레라는 걸리면 호랑이가 물어뜯는 고통을 준다하여 호열자(虎列刺)로도 불렸다. 전염병은 특성상 인구가 밀집한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쉬워 개항기 서울에서 여러차례 유행했다. 과거에도 감염병의 유행을 막기 위해 검역소를 설치하여 환자를 격리 수용하고, 끓인 물을 먹이고, 소독과 청소를 했다. 〈검역규칙〉ㆍ〈온역장정〉 등을 두어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방역행정을 시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선시대 한양에서 죽음의 공간도 살펴보았다. 조선시대 한양에서는 사대문 안에 시신을 매장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광희문이나 서소문을 통해 성 밖으로 내보냈으며, 대부분의 백성들은 도성 외곽 산지에 시신을 매장했다. 그렇다면 공동묘지가 생긴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묘지화장장매잡급취체규칙>을 발표하면서이다. 조선총독부가 인정한 공동묘지 이외에는 사유지라도 묘지를 설치할 수 없게 하고, 화장을 합법화한 것이다. 이는 시대에 따라 죽음의 공간마저 변화했으며 통제되었던 일면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서울역사강좌 10권 <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는 약 320페이지 분량으로 위의 내용을 알기 쉬운 문체로 구성했으며, 다양한 사진과 그림을 수록하여 이해를 도왔다. 또한 서울역사강좌 제10권을 교재로 진행하는 2020년 하반기 서울역사강좌는 오는 8월 21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역사강좌 10권은 서울책방 및 온라인(https://store.seoul.go.kr)에서 10,000원에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시 각 도서관에는 무상 배포 예정이다.

서울역사편찬원장 이상배는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서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풍경을 공감할 수 있기 바란다.”며 “차별없이 약자를 구제하고, 질병과 싸우고, 여유있는 은퇴를 맞이했던 옛 사람들의 태도에서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은 출산부터 죽음까지의 13개 주제로 구성된 서울 사람들의 생로병사 책이 발간된 것을 축하했으며 자신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읽어 보겠다고 전했다.

작성자 : ENB교육뉴스방송(이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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