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가족들도 치매 용어 변경에는 '무관심'
치매환자 가족들도 치매 용어 변경에는 '무관심'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6.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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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종사자는 용어 유지 의견이 다수

복지부가 치매 용어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이 용어 변경에는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중에 치매환자가 있어도 이 같은 경향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복지부는 '치매 용어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치매(癡呆)’라는 단어는 어리석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용어를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실제 국민들이 치매라는 용어를 어떻게 인식하고, 변경에 대한 욕구도 함께 이뤄졌다. 설문조사 대상으로는 19세 이상 성인 1,20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치매가족이 있는 대상자는 319명, 치매환자와 밀접한 요양병원 종사자는 61명이었다.

치매 용어 변경에 대한 인식 조사
치매 용어 변경에 대한 인식 조사

 

일반 국민들의 경우, 치매 용어에 대해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응답이 5%,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는 응답은 16.5%였다.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은 27.8%에 달했으며, '유지하든 바꾸든 무방하다'는 의견이 45%로 가장 많았다.

가족 중 치매환자가 있어도 용어 변경에 대한 욕구는 크지 않았다. 결과를 보면,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응답이 7.1%, '바꾸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17.9%였다. 치매환자 가족들의 용어 변경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의 합계는 25%로 일반국민의 21.5%보다 소폭 높은 데 그쳤다.

요양병원 종사자의 경우 치매 용어 변경을 대부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용어 변경에 긍정적인 응답은 6.5%에 불과했다.

치매라는 용어 변경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는 치매라는 용어에 대한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할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렸다. 치매라는 단어는 ‘어리석다’라는 뜻의 ‘치(痴)’와 ‘미련하다’라는 뜻의 ‘매(呆)’가 합쳐쳐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가 있지만 치매라는 단어를 한글로 인식하고 있어 한자의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하는 국민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여전히 치매 용어를 유지하자는 것에 무게가 실려 변경에 대한 동력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 다만 복지부는 설문 결과 등을 토대로 관련 학회 등과 치매 용어 변경을 다시 한번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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