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양종철 팀장

코로나19로 인해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하는 ‘홈쿡’ 수요가 증가하면서 초고속 블렌더가 인기를 끌고 있다. 초고속 블렌더는 일반 전기믹서에 비해 강력한 분쇄력으로 단단한 재료까지 곱게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외 브랜드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고 자사 제품의 우수성 등을 광고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의 성능이 우수한지 쉽게 알 수 없다.

용도에 맞는 초고속 블렌더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안전해야 하고, 무른 재료부터 단단한 재료까지 곱게 갈 수 있는 분쇄성능이 뛰어나며 소음이 적고 내구성은 우수한 제품이 좋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초고속 블렌더에 대해 합리적인 선택정보를 제공하고자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8개 브랜드(8개 제품)를 선정하여 분쇄성능, 소음, 내구성, 안전성 등을 시험·평가했다. 사과, 당근, 냉동과일, 콩 등 다양한 재료에 대한 분쇄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5개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어 제품 간에 성능 차이가 있었고 빙수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얼음에 대한 분쇄성능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다만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제품도 가정에서 일반적인 주스 재료(사과, 당근, 냉동과일 등)를 분쇄할 때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초고속 블렌더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매우 큰 소음이 발생하는 제품으로 소음에 대한 소비자불만이 많은 편이다. 제품 작동 시 발생되는 소음을 시험한 결과, 제품별로 최소 84㏈에서 최대 90㏈로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전 제품 모두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의 작은 소음은 아니므로 소음에 예민하다면 사용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런 큰 소음으로 인해 일부 제품은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소음방지커버를 제공하고 있었고, 이를 사용할 경우 소음이 약 3㏈ 감소했다.

꼼꼼하게 비교 후 구매한 초고속 블렌더라도 오래 사용하다보면 ‘모터나 부품 등의 내구성은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2017년 일반 전기믹서기의 비교시험에서는 제품을 1,500회 반복 동작 후 내구성을 확인했을 때 칼날 조립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제품도 있었으나, 이번 초고속 블렌더 제품들은 전 제품 모두 이상이 없었다. 그래도 내구성과 고장 등이 걱정되는 소비자들은 무상보증기간이 길거나 서비스센터가 잘 갖춰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고속 블렌더는 날카로운 칼날이 전기모터에 의해 고속으로 회전하는 제품이다. 칼날이나 용기의 강도가 충분하지 않아 용기가 깨지거나 칼날이 부러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용 시 누전, 감전의 우려가 없도록 절연을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시험을 통해 이러한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 전 제품 모두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뉴얼에 있는 주의사항을 잘 숙지한 후 사용하길 당부한다. 제품에 따라 용기용량, 재질(플라스틱, 유리), 제공되는 구성품(소용량 용기, 분쇄 전용 용기, 텀블러 등), 보증기간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매 전에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인 ‘가성비’ 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초고속 블렌더의 가격은 10만원대부터 100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는 제품까지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분쇄성능과 사용용도 등을 고려하여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UHD TV, 블루투스 스피커 등 주요 가전제품에 대한 품질 비교 정보를 제공해 왔으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에 대한 품질비교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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