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훼손당한 인간존엄 회복하기 위해 성추행 사실 알려"... 김종철, 연락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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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훼손당한 인간존엄 회복하기 위해 성추행 사실 알려"... 김종철, 연락 끊겨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1.25 12: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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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당대표 당선 일성으로 인간·존엄·공정 역설하더니... 순간의 본능 참지 못해 불명예 퇴장
식사 마치고 밖으로 나와 자동차 기다리던 중 장혜영 의원에게 원치 않는 '부적절한' 신체접촉
장혜영 "정치적 동지이자 신뢰하던 대표에게 저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
"공개적으로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건 인간으로서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김종철 전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김종철 전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김종철 전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은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당원과 국민께 사죄문을 발표하고 이날 전격 사퇴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당대표에 선출된 뒤 석 달여 만이다.

김종철 대표는 당시 당선 일성으로 인간, 존엄, 공정을 역설했다.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을 털어내고 진보정당의 참모습을 확실히 보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순간의 유혹과 본능을 참지 못해 22년 간 일궈온 진보정치에서 불명예 퇴장하게 됐다.

김종철 전 대표는 현재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정의당 지도부는 김종철 당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해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해 당기위 제소 및 직위해제를 의결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해온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김종철 대표와 장혜영 의원은 당무상 면담을 위해 저녁 식사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는 김 대표가 청해 만든 자리였고 당의 향후 계획과 의원단의 역할, 그리고 장 의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김 대표의 요청사항을 주제로 주로 의견을 나눈 걸로 알려졌다.

식사 자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자동차를 기다리던 중 김 대표는 장 의원에게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

이에 장 의원은 김 대표의 성추행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김 대표는 이후 사과를 했다고 한다.

당 젠더인권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는 이번 사건을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 규정하고 "가해자인 김종철 대표 또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해자는 모든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다"며 "그리고 저는 오늘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함께 젠더폭력 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심경을 말했다. 

또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여성으로서 부당하게 닥쳐올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을 얘기한 것이다. 

장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고 공개적인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것이 저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제가 깊이 사랑하며 몸담고 있는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장 의원은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이다.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최근 잇따른 성폭력 사건을 거론하며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수많은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하고도 잘못을 뉘우치고 그 회복을 돕기보다는 피해자와 사실을 두고 다투거나, 책임있게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사죄하는 대신 죽음으로까지 도피하며 피해자를 더 큰 고통으로 밀어넣었다"며 "그러나 저의 경우 가해자가 보여준 모습은 조금 달랐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저에게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저를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았지만 제가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나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하며 저를 인간으로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장 의원은 "그렇기에 저는 분노하기보다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철 대표는 자신의 잘못을 마주하고 책임지는 도덕적인 능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편 정의당은 새 당대표 선출 때까지 대표 직무대행체제로 당을 운영하기로 하고 당규에 따라 김윤기 부대표를 당대표 직무대행으로 결정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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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2021-01-26 13:33:01
더불당 놈들 생각은 성평등 행동은 성추행 정의당은 반성정도는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