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김경욱 기자]


수급 관련 논의 없던데다
작년 수매가보다 가격 높아
특정업체 특혜 의혹
산지 유통인 반발 고조



정부가 겨울배추 1000톤을 ‘비공개 수의거래’로 수매·비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산지 유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수급과 관련한 별다른 논의 없이 특정업체와 비공개로 수의거래를 진행한 것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더욱이 이번 수매는 한파 피해에 따른 가격 안정을 위한 것으로, 가격이 하락한 무는 등한시한 채 배춧값이 오를까 신경을 쏟는 정부 모습에 ‘농식품부’는 ‘소비자부’이며, ‘무 대책’은 ‘무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관련기사 5면.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는 지난달 초 농업회사법인 A업체로부터 ‘비공개 수의거래’로 겨울배추 1000톤을 사들였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업계에 알려지자 산지유통인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정업체와 비공개로 수의거래를 한 것이 이례적인 데다가, 수매가격도 지난해 12월 수매가와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설 명절 및 한파 대비 목적으로 배추 2000톤을 수매한 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때 수매가는 48망(가로길이가 48cm인 배추 포장망)은 2450원, 50·52망 4000원이 책정됐는데, 이번 2월 초 배추 수매에서는 비공개 수의거래로 48망은 6500원, 50·52망은 8500원에 수매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최해든나라 aT 채소사업부 과장은 “수의계약으로 했더라도 계약사항이 공개되는 데다 4월까지 견딜 수 있는 품질 좋은 물량을 확보해야 했다”며 “가격 차이가 나는 것도 12월 수매분은 가을배추고, 이번 수매분은 겨울배추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지 유통인들은 이번 조치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비판한다. 최병선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수의계약을 할 정도로 시급했는지 의문이고, 수급조절위원회 등이 있는데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며 “지난 2~3년간 배춧값 폭락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많았는데 가격이 오를 때만 수매에 나서는 것이 옳은 정책이냐”고 목소릴 높였다.

또 “산지에선 한파 피해로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이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소비부진도 극심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수매 물량을 확대하라고 얘기할 때는 말을 듣지 않다가 배춧값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2월 하순부터 가락시장에 비축물량을 방출하고 있어 정부는 가격을 내리는 내만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송경헌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주무관은 “현지조사 결과 4월쯤에는 배추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했고, 수매 당시에는 한파로 물량이 부족해 신속하게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12월 수매 물량을 더 확보하지 않은 것은 그 당시에는 한파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하락세인 뭇값과 관련해서는 “시장격리 등 관련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관태 김경욱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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