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전문가들 “다음 팬데믹 예측·예방할 수 있다”

[사진=MilosStankovic/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의 치명률은 낮아지고 백신 접종 인구 비율은 늘면서 전 세계가 코로나와의 공존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꼭 코로나19가 아녀도 언제든 또 다른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 가되, 동시에 다음 팬데믹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코로나19처럼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발생하는 감염병인 ‘인수공통감염병’에 주목하고 있다. 감염병 및 역학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수공통감염병이 문제가 될 것이란 사실을 인지해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 유행 경고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1947년 글로벌 병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표준화된 증상 체크리스트로는 진단내리기 어려운 증세들을 보이는 환자들을 발견하고 팬데믹의 잠재적 발생 가능성을 감시해온 것.

문제는 병원에서 환자를 발견할 때쯤이면 이미 감염병이 확산된 상태라는 점이다. 특히 동물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염되기 쉬운 형태로 진화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진화가 일어나기 전 경고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진화한다. 돼지와 같은 중간 매개체를 거치면서 사람에게 보다 쉽게 감염될 수 있는 형태로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인간에게 옮겨온 이후에는 사람의 몸에서 보다 잘 살아남을 수 있는 형태로 변이가 발생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감염병학과 모린 밀러 교수는 비영리 언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을 통해 바이러스의 이 같은 진화 과정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는 “과학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감염되기 쉬운 형태로 변이가 일어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러한 변이가 일어나기 전 전파를 차단해 팬데믹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크게 유행하면서 그 심각성이 대두됐지만, 이미 1970년대부터 감지돼온 바이러스다. 당시 혈액검사를 통해 에볼라 항체가 있는 사람들이 확인됐고, 1982년에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검사 받은 사람의 5% 이상에서 에볼라 항체가 발견됐다. 이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그때부터 2014년까지 계속 진화해왔다는 의미다.

즉,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을 감지하려면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감시가 중요하다. 동물 매개 감염병이 일어나기 쉬운 지역을 찾고, 해당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역학적 특징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밀러 교수에 의하면 다행히 이러한 감시 인프라가 이미 존재한다. 가령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위험이 높은 캄보디아는 복지부에 인플루엔자 증상 등을 직접 보고할 수 있는 무료 핫라인이 개설돼 있다. 이는 감염병이 널리 확산되기 전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감시체계다.

문제는 로컬 수준에서 발생한 증상이나 감염병을 팬데믹 경고 신호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시할 때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전 세계가 공유하는 글로벌 감시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이상을 감지했을 땐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지속적인 관찰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기 대응하면 코로나19처럼 팬데믹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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