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국내 주요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연구개발 투자는 매출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이 의약품 기업을 앞섰고, 기업 규모별로는 의료기기 중소기업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한국바이오협회가 30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82개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9조 62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 3569억 원보다 13.1% 증가했다. 내수 매출은 10조 7855억 원으로 13.4%, 수출은 8조 8375억 원으로 12.6% 늘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거래소(KRX)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지수에 포함된 기업 가운데 중복 기업을 제외한 82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의약품 기업 58개, 의료기기 기업 24개로, 각 기업이 올해 8월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인력과 연구개발비, 매출, 수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등을 분석했다.
의료기기 매출 증가율 18.7%…의약품보다 높아
상반기 매출의 대부분은 의약품 기업에서 나왔다. 의약품 분야 매출은 17조 80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고, 의료기기 분야는 1조 8133억 원으로 18.7% 늘었다.
2026년 2분기 및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매출 변화추이 [자료=한국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협회는 "의약품 분야에서 대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수출 확대와 중견기업의 바이오의약품 및 신약 원료의약품(API) 수출 성과 등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의약품 대기업 매출은 6조 6771억 원으로 18.8% 증가했다. 중견기업은 10조 5904억 원으로 8.8%, 중소기업은 5422억 원으로 14.2% 늘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견기업 매출은 1조 2501억 원으로 10.5%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은 5632억 원으로 42.2% 늘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차이는 더 컸다. 의료기기 중소기업 매출은 30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증가했고, 내수 매출은 1756억 원으로 100.8% 늘었다.
의약품 대기업 매출 85.5%가 수출
수출 구조는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의약품 분야의 상반기 수출은 7조 653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의약품 대기업 수출은 5조 7064억 원으로 12.2% 늘었다. 대기업 전체 매출 6조 6771억 원 가운데 수출 비중은 85.5%에 달했고, 내수 비중은 14.5%였다.
중견기업은 정반대의 구조를 보였다. 매출 10조 5904억 원 가운데 내수가 8조 9220억 원으로 84.2%를 차지했고, 수출 비중은 15.8%였다. 수출액은 1조 668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0% 증가했다.
의약품 중소기업은 상반기 매출이 14.2% 늘었지만 수출은 2782억 원으로 1.0% 감소했다. 내수 매출이 36.2% 증가하면서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의료기기는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았다. 전체 매출 1조 8133억 원 가운데 수출이 1조 1845억 원으로 65.3%를 차지했으며, 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은 74.2%, 중소기업은 45.5%였다.
R&D 투자 18.7% 증가…매출 증가율 웃돌아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조 19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8510억 원보다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 13.1%보다 5.6%p 높은 수준이다.
연구개발비 증가세는 의약품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의약품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조 612억 원으로 19.9% 증가했고, 의료기기 기업은 1356억 원으로 2.5% 늘었다.
의약품 기업은 규모가 작을수록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높았다. 대기업 연구개발비는 6967억 원으로 15.2%, 중견기업은 1조 537억 원으로 20.8%, 중소기업은 3108억 원으로 28.5% 증가했다.
특히 의약품 중소기업은 매출 증가율이 14.2%였던 데 비해 연구개발비 증가율은 28.5%로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중견기업 역시 매출은 8.8% 늘었지만 연구개발비는 20.8%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가운데 회계상 개발비로 처리된 금액도 크게 늘었다. 전체 개발비는 지난해 상반기 3008억 원에서 올해 4199억 원으로 39.6% 증가했다.
의약품 중견기업의 개발비는 508억 원에서 1011억 원으로 99.0% 늘었고, 중소기업은 317억 원에서 484억 원으로 52.6% 증가했다. 대기업 개발비도 2150억 원에서 2656억 원으로 23.6% 늘었다.
국내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조 19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 13.1%를 웃돌았다. [사진=대웅제약 제공]고용 3.7% 늘었지만 R&D 인력 증가는 1.1%
고용도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조사 대상 기업의 전체 인력은 4만 87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 6991명보다 1734명, 3.7% 늘었다.
연구개발 인력은 7970명에서 8055명으로 85명, 1.1% 증가했다. 전체 인력에서 연구개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6.5%였다.
의약품 분야 전체 인력은 4만 2166명으로 3.8% 증가했고 연구개발 인력은 7296명으로 2.3% 늘었다. 특히 의약품 중소기업은 전체 인력이 7.7%, 연구개발 인력이 9.8% 증가했다.
의약품 중소기업은 전체 직원 2291명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1065명으로 46.5%를 차지했다. 대기업 16.5%, 중견기업 15.2%와 비교하면 연구개발 인력 비중이 크게 높았다.
의료기기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전체 인력은 6559명으로 3.0% 증가했지만 연구개발 인력은 840명에서 759명으로 9.6% 감소했다. 중견기업 연구개발 인력은 5.7%, 중소기업은 12.4% 줄었다.
재무제표 기준 성장률은 17.8%→10.6%로 둔화
외형은 성장했지만 재무제표 기준 매출 증가 속도는 지난해보다 완만해졌다. 한국바이오협회가 포괄손익계산서상 매출액을 기준으로 별도 산출한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10.6%로 지난해 상반기 17.8%보다 7.2%p 낮아졌다.
이 수치는 앞서 '매출 및 수주현황'을 기준으로 집계한 상반기 매출 19조 6230억 원과 산출 기준이 다르다. 재무상태 분석에서는 포괄손익계산서상 매출액을 이용해 성장성과 영업이익률을 계산했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률은 19.6%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9%보다 0.3%p 낮아졌다. 의약품 분야는 20.7%에서 19.9%로 0.8%p 하락한 반면, 의료기기는 11.4%에서 16.4%로 5.0%p 상승했다.
의약품 중소기업 적자 확대…의료기기는 흑자 전환
의약품 분야의 수익성은 기업 규모별 차이가 컸다. 대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0.0%에서 올해 39.9%로 소폭 낮아졌고, 중견기업도 10.2%에서 9.5%로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적자가 확대됐다. 의약품 중소기업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452억 원에서 올해 1293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0.3%에서 -27.6%로 낮아졌다.
반면 의료기기 분야는 중견·중소기업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 중견기업 영업이익률은 18.1%에서 22.0%로 높아졌고, 중소기업은 -4.8%에서 6.7%로 흑자 전환했다.
의료기기 중소기업의 영업손익도 지난해 상반기 157억 원 적자에서 올해 323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40%가 넘는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까지 개선된 셈이다.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비율은 전체 조사 기업이 73.6%였다. 의약품은 72.9%, 의료기기는 79.7%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전체 자기자본비율은 74.8%에서 73.6%로 1.2%p 낮아졌다.
한국바이오협회 김은희 산업통계팀장은 "2026년 상반기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은 내수와 수출이 함께 증가하고, 연구개발비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향후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재무제표 기준 매출 증가 속도가 전년 동기보다 완만해지고 분야별 수익성 흐름도 엇갈린 만큼, 기업규모와 분야에 따른 경영성과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