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허치메드 로고[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표적치료제에 처음에는 잘 반응하더라도 치료가 계속되면서 암세포가 다른 생존경로를 이용해 약효를 피할 수 있다. 암세포가 MET 신호를 새로운 우회로로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내성 기전이다.
이 우회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치료전략이 미국 허가 문턱에 들어섰다. 사볼리티닙 원개발사인 중국 허치메드(HUTCHMED)는 공동개발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MET 억제제 '오파티스(Orpathys, 사볼리티닙·savolitinib)'와 EGFR 억제제 '타그리소(Tagrisso, 오시머티닙·osimertinib)' 병용요법의 신약허가신청(NDA)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허가 신청 대상은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 치료 도중 또는 이후 암이 진행한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가운데 종양에서 MET 과발현 또는 증폭이 확인된 환자다.
'타그리소'는 3세대 비가역적 EGFR TKI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가 MET 신호를 활성화하면 EGFR을 차단해도 암세포가 생존할 수 있다. 허치메드에 따르면 3세대 EGFR TKI 치료 후 암이 진행한 환자의 약 34%에서 높은 수준의 MET 과발현 또는 증폭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파티스'는 MET 수용체 티로신키나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EGFR과 MET를 각각 겨냥하는 '타그리소'와 '오파티스'를 함께 투여해 암세포가 MET 경로를 이용해 EGFR 차단을 우회하는 것을 막는 전략이다.
미국 허가신청은 글로벌 3상 임상시험 SAFFRON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이 연구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타그리소' 치료 후 암이 진행하고 MET 과발현 또는 증폭이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오파티스+타그리소' 병용요법과 백금 기반 2제 항암화학요법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오파티스+타그리소' 병용군은 항암화학요법군보다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을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했다. EGFR TKI 치료 후 MET가 활성화된 환자를 대상으로 PFS와 OS 개선을 동시에 입증한 첫 글로벌 3상이라는 것이 허치메드 측 설명이다.
구체적인 PFS와 OS 중앙값, 위험비(HR)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허치메드와 아스트라제네카는 SAFFRON의 상세 결과를 유럽종양학회(ESMO) 2026 학술대회 Presidential Symposium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SAFFRON에 앞서 중국에서 진행한 SACHI 3상과 글로벌 SAVANNAH 2상에서도 이 병용요법의 효과가 확인됐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2025년 6월 EGFR TKI 치료 후 암이 진행한 MET 증폭 EGFR 변이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오파티스+타그리소'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사볼리티닙'은 허치메드가 자체 발굴한 후보물질이다. 허치메드는 초기 개발을 진행한 뒤 2011년 아스트라제네카와 글로벌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허치메드가 공동개발을 주도하고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을 이끌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상업화를 담당한다.
국내에서도 '사볼리티닙'의 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2월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신청한 '사볼리티닙'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44호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식약처는 EGFR TKI 치료 중 또는 이후 질병이 진행한 MET 과발현 또는 증폭 EGFR 변이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볼리티닙'을 '오시머티닙'과 병용하는 요법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