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중소·중견 제약사들이 생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백억 원대 설비 투자에 잇따라 착수하고 있다. 기존 공장의 가동률 포화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헤 원가율을 낮추고 글로벌 제조 기준에 맞춘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제일약품은 경기도 용인시 백암공장에 249억 원을 투입해 내용고형제 생산시설 증축을 완료하고 최근 준공 허가를 취득했다. 백암공장 3·4층에 걸쳐 총 4461㎡ 규모로 증축된 이번 시설은 정제와 캡슐제 등 내용고형제 전 공정 라인을 갖췄다. 시설 구축 완료 시 고형제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71% 확대된다.
회사는 해 상반기 연결 기준 64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152% 증가한 자체 개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생산 물량 확대와 향후 수출 사업 등을 고려해 시설 확충을 단행했다. 연내 적격성 평가를 마치고 2027년 1분기 밸리데이션과 허가변경을 진행해 제품 공급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약품은 지난 8월 이사회를 열고 경기도 안산공장에 555억 2000만 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기간은 2029년 9월까지로, 연면적 4911㎡ 규모의 점안제·내용고형제동과 2673㎡ 규모의 제품 보관소를 신축할 계획이다.
시설이 완공되면 국제약품의 점안제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133% 증가하고, 정제와 캡슐제 생산능력도 각각 100% 확대된다.
부광약품은 생산 역량 확대와 물류 체계 개선을 위해 안산공장에 240억 원을 투입해 최첨단 자동를 짓는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7년 9월이다.
부광약품은 신축 자동화창고에 수직 고층화 설계를 적용해 기존 1500셀(Cell) 수준이던 보관 용량을 4500셀로 3배 늘릴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창고 신축을 통해 연간 약 2억 정 규모의 추가 완제의약품 생산 여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안국약품은 경기도 향남공장 부지에 내용액제 전용공장을 건립한다. 신공장은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 4901㎡ 규모로 조성되며 2027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안국약품은 자동화 시스템과 환경 제어 기술을 적용한 액제 전문 제조 라인을 구축해 생산 효율성과 공정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가동률 포화 직면···공정 자동화로 규제·수익성 동시 방어
이들 중견·중소 제약사들이 이처럼 대단위 생산설비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자사 핵심 품목이 성장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일약품의 자큐보 처방 확대나 국제약품의 점안제 공장 가동률 초과 사례에서 보듯, 기존 라인만으로는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광약품도 기존 수동창고의 보관 한계가 생산량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자 물류 인프라 전면 개편에 나섰다.
자동화 공정과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은 생산 인건비를 절감하고 오염 위험을 차단해 수율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 각 제약사가 단순 면적 증설에 그치지 않고 창고관리시스템(WMS), 빌딩관리시스템(BMS) 등 전산 통합 자동화 설비를 앞다퉈 채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규제의 지속적인 고도화도 시설 투자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의약품 데이터완전성 평가지침 의무화와 스마트공장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의 노후화된 수동 설비로는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신축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가율 개선과 수익성 방어 목적도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정 자동화와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인건비와 물류비를 줄이고 제조 수율을 높여 원가 절감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러한 생산시설 고도화는 외형 확장뿐 아니라 내수 시장의 약가 인하 압박을 극복하고 해외 시장 진출 및 위탁생산(CMO)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체질 개선 작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소·중견 제약사들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향후 원가 경쟁력 확보와 중장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