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챗지피티(ChatGPT)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치매 치료에 사용하는 메만틴염산염 성분의 구강붕해정 시장이 중·저용량 제제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관련 제약사들이 새로 선보인 고용량 제제가 시장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명인제약은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중등도에서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쓰이는 '펠로오디정(메만틴염산염)' 20mg의 공급 중단을 보고했다. 최종 공급 예정 일자는 오는 2027년 3월 9일이며, 공급 중단 사유는 채산성 문제다.
펠로오디정은 물 없이 혀 위에 올려 녹여 먹을 수 있는 구강붕해정이다. 연하곤란(삼킴 장애)을 겪는 고령의 치매 환자 복약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
명인제약은 지난 2020년 10월 펠로오디정 5mg과 10mg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2023년 5월 고용량 제품인 20mg을 추가로 허가받아 제품군을 확대했다. 그러나 20mg 용량 제품은 허가 이후 시장에서 뚜렷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채산성 저하를 겪었고, 결국 시장 진입 3년여 만에 공급 중단이 결정됐다.
펠로오디정 20mg의 생산액은 2023년 2179만 원, 2024년 1606만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생산액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 측이 이미 지난해 제품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명인제약은 이번 공급 중단 보고서를 통해 향후 펠로오디정 20mg의 재공급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급 중단에 따른 환자 치료 영향에 대해서는 펠로오디정 5mg과 10mg을 비롯해 대체 약제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메만틴염산염 성분 제제 시장에서는 다수 제약사가 경쟁 중인데, 그중 구강붕해정 시장은 국내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시장의 양대 산맥인 명인제약과 환인제약 등 단 2곳만 진출해 과점 구도를 형성해 왔다.
환인제약은 지난 2017년 8월 명인제약보다 먼저 '환인메만틴오디정' 5mg과 10mg을 허가받아 메만틴염산염 성분 구강붕해정 시장을 열었다. 이어 2024년 4월 20mg 용량을 추가로 허가받으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양사 모두 기존 5·10mg에 이어 가장 최근 20mg 용량을 내놓으며 복약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으나, 고용량 구강붕해정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식약처 의약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환인제약 '환인메만틴오디정' 20mg의 생산액은 2024년 3억 4000만 원 수준에 머물렀으며 지난해(2025년)에는 전무했다. 5mg과 10mg 용량 제품의 생산액이 연간 15억 원을 기록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1일 1회 복용이 가능한 20mg 제형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세밀한 용량 조절이 가능한 5mg과 10mg 중심의 처방 패턴이 굳어지면서, 20mg 구강붕해정 품목의 입지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명인제약이 고용량 품목의 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경쟁사인 환인제약 역시 20mg 제품의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 만큼, 양사가 주도해 온 메만틴 구강붕해정 시장은 앞으로 5mg과 10mg 제형을 중심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