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 흐름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 AI 활용이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이나 임상 성공 가능성 예측 등 연구개발(R&D) 영역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제조 공정, 규제 대응(RA), 일반 사무, 나아가 소비자 광고 영역까지 기업 경영 전반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우선 마케팅 영역에서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일반의약품(OTC)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탈모 치료제 '판시딜' 광고에서는 가상의 록 가수 캐릭터 '탈모주의보'를,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카리토포텐'에서는 트로트 가수 콘셉트 캐릭터 '전입선'을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이 같은 시도는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소비자 인식 전략 변화로 해석된다. 기존 TV 중심 광고에서 벗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필요할 때 찾는 의약품'에서 '일상적으로 인지되는 브랜드'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AI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약품 제조는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이 적용되는 만큼 데이터 무결성과 품질 관리가 핵심이다.
대웅제약 오송공장은 공정 전반의 디지털화를 넘어 AI를 결합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설비 고장을 예방하는 고도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유유제약 역시 공정 자동화와 AI·로봇 기술을 결합해 생산 안전성과 품질 신뢰도를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규제 대응(RA) 영역에서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기관 대응을 위해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처리해야 하는 제약사들에게 생성형 AI는 문서 작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GC녹십자는 인허가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해 방대한 자료 분석과 초안 작성 시간을 크게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수 주가 걸리던 작업이 단시간 내 핵심 요약 및 검토 단계까지 진행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사무 행정 영역에서도 AI 활용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전산 입력과 정산 등 반복 업무를 AI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했으며, 사내 지식 검색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한미약품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등 AI 기반 업무 도구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신약 개발, 제조, 사무 전반에 걸친 'AI 전환(AX)'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I 도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경쟁 심화가 있다. 엄격한 규제와 방대한 데이터 관리가 필수인 산업 특성상, 개발 속도와 상업화 효율성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AI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과 보안 체계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범용 AI보다는 내부 보안망과 결합된 폐쇄형 또는 업무 특화형 AI를 도입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데이터 중심 산업 구조와 AI 기술의 결합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