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의약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전격 발표했다.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한 이번 조치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공급망을 미국 본토로 끌어들이겠다는 강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의약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를 전격 발표했다.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근거로 한 이번 조치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의약품 공급망을 미국 본토로 끌어들이겠다는 강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특허 의약품 및 원료에 최대 100% 관세 … 한국산은 15% 적용
현지 시각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특허 의약품과 그 원료에 대해 기본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기업 규모에 따라 120일(대기업)에서 180일(소기업) 이내에 즉시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에 대해서는 차등 관세가 적용된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등에서 생산된 의약품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특히 미국 보건복지부(HHS)와 최혜국(MFN) 가격 협정을 맺고 상무부와 '온쇼어링(On-shoring, 미국 내 생산)' 계약을 체결한 애브비(AbbVie), 암젠(Amgen),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 13개 글로벌 제약사는 2029년 1월 20일까지 0%의 관세를 적용받는 특혜를 누리게 된다. 반면 온쇼어링 계약만 체결한 기업에는 20%의 관세가 매겨진다.
◆"의약품 수입 의존, 국가 안보 위협" … 미 본토 생산 유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미국의 심각한 의약품 수입 의존도를 지목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내 유통되는 특허 의약품의 53%, 원료의약품(API)의 85%가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상무부 조사 결과, 이러한 공급망 구조가 지정학적 위기 발생 시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 접근을 제한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관세를 통해 수입을 억제하고 의약품 제조 시설의 미국 내 이전을 강력히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공중보건의 시급성을 고려해 희귀의약품,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방사성의약품 등 특수 의약품은 무역협정국 생산 제품에 한해 관세가 면제된다.
◆한국 바이오 업계 "단기 영향은 제한적 … 바이오시밀러가 효자"
국내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한국 바이오 산업에 미칠 직접적인 타격은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한국산 의약품에 15%의 관세가 책정되었지만, 우리 수출의 주력 품목인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는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 최소 1년간 무관세 혜택이 유지된다"며 "이는 국내 기업들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 또한 "미국 기업이 의뢰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해 다시 수출하는 위탁개발생산(CDMO) 물량의 경우에도 무관세 적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최종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현재의 수출 구조상 전반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