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표적[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의 난제로 꼽히는 '타그리소' 내성을 극복할 차세대 병기, 'EGFR+MET 이중특이성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암 치료 영역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절반이 이미 임상 단계에 진입하며 상용화를 향한 속도전이 치열하다.
◆'타그리소' 내성 핵심 MET 유전자, ADC로 정밀 타격
현재 NSCLC 치료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타깃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로, 3세대 TKI(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인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osimertinib)'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TKI는 내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타그리소 역시 장기 복용 시 내성 문제에 직면하며, 그 핵심 요인으로 'MET 유전자 증폭'이 지목되고 있다. 암세포는 EGFR 경로가 차단되면 MET 신호 전달을 대안으로 삼아 증식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EGFR과 MET을 동시에 억제하는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amivantamab)' 등 이중 표적 기전에 주목해 왔다. 기업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항체에 강력한 살상력을 지닌 페이로드(약물)를 결합한 ADC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항체가 생존 신호를 차단하는 수준이라면, ADC는 표적 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정밀 유도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개발 후보 25개… 절반이 이미 임상 진입
본지 취재 결과,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EGFR+MET 이중특이성 ADC 후보물질은 총 25개로 파악됐다. 이 중 12개 물질(48%)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발 단계에 있는 약물 절반이 임상에 들어갔다는 점은 이 기전에 대한 제약업계의 높은 신뢰와 기대감을 방증한다.
◆MSD·AZ 선두권 각축 속 '차이나 파워' 거세
현재 개발 선두는 MSD(Merck)의 'MK-2750'이다. 이 물질은 본래 중국 켈룬(Kelun)이 개발했으나, MSD가 지난 2024년 8월 계약금 3750만 달러(약 550억 원)를 선지급하며 권리를 확보해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그 뒤를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Z)의 '틸라타미그 삼로테칸(tilatamig samrotecan)'이 임상 1상에서 추격 중이다. 주목할 점은 임상에 진입한 12개 약물 중 AZ의 물질을 제외한 대다수가 중국에서 개발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글로벌 ADC 시장에서 중국 바이오 산업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