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면역 종양 난소암 수술 장면[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중국 이노벤트(Innovent)가 자회사 포르비타(Fortvita)를 통해 올해 10월 30일(현지 시간)부터 'IBI363'의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하면서 면역관문 단백질 PD-1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IL-2를 동시 표적하는 이중특이성 항체 약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그 어떤 면역항암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Cold Tumor)을 타깃하는 약물이 상업화를 앞두고 있어서다.
해당 시험은 표준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편평세포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IBI363'와 화학 항암제 '도세탁셀'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이번 임상은 평범한 항암 신약 임상처럼 보이지만, 평가 대상 질환인 ①편평세포 폐암과 ②'IBI363'의 기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비면역 종양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①편평세포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의 유형으로, 전체의 25~30%를 차지한다. 흡연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편평세포 폐암이 면역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이라는 사실이다. 비면역 종양은 종양 조직 주변에 면역 세포가 아예 없거나 극히 드문 암 유형을 말한다. 난소암, 뇌암, 전립선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유형의 암종은 종양 주변에 면역 세포가 없다보니 면역 항암제를 투약해도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항암 치료의 대세인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와 같은 PD-1 면역관문 억제제도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 업계는 비면역 종양에서도 면역관문 억제제가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병용요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조합은 IL-2 작용제다.
타깃인 IL-2는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IL-2 작용제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종양 주변 조직에 면역 세포를 불러 일으키는 기전이다.
그러나 병용요법은 각 약물이 독립적으로 작용하므로 면역 반응을 정밀하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 임상에서도 병용 접근법은 치료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IL-2 작용제와 같은 약물은 면역 세포를 과도하게 활성화하여 부작용을 유발하는 문제도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주받는 것이 하나의 약물로 2개의 타깃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치료제다. ②이노벤트의 'IBI363'가 바로 그런 약물이다. 'IBI363'는 PD-1과 IL-2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물질로, PD-1과 IL-2에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기존의 병용요법과 달리 두 약물의 기전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용한다.
무엇보다 현재 PD-1+IL-2 작용 치료법 중 3상에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이 평가되는 약물은 이노벤트의 'IBI363'가 유일하다는 사실이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임상 3상은 사실상의 상업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은 그동안 이 신약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결과는 일본 다케다(Takeda)의 승리로 돌아갔다. 다케다는 올해 10월 이노벤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중화권을 제외한 세계 전역의 개발 및 판매 권한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IBI363'가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 한국다케다제약이 판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IBI363' 3상 임상시험 종료 예정일은 2029년 12월이다. 이노벤트가 3상 종료 이후 허가를 추진한다면 'IBI363'의 상용화 시점은 203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