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본사 전경[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아르기나제 저해 계열 면역 항암제 후보물질 'DWP217'에 대해 미국 특허 등록을 추진하면서 이 신약 후보가 향후 항암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대웅제약은 'DWP217'의 미국 특허 등록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는 2023년 6월 8일 미국 특허청(USPTO)에 출원되었고 2025년 10월 16일 공개되었다.
해당 특허는 아르기나아제 저해제 및 이를 포함하는 약학적 조성물에 관한 것으로, 특허 명세서에는 해당 조성물이 아르기나제 저해제란 점만 언급되어 있다. 다만, 대웅제약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아르기나제 억제제는 'DWP217'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해당 조성물을 유추할 수 있다.
대웅제약측은 이 약학적 조성물에 대해 "암 또는 종양의 예방 또는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타깃인 아르기나아제는 면역 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효소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아르기나아제의 과도한 활성으로 인해 아르기닌이 고갈되면 T세포 등 면역 세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데 암세포는 이를 이용해 면역을 회피한다.
'DWP217'은 아르기나아제의 작용을 억제하여 면역 세포가 암세포를 보다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전이다. 대웅제약은 이 물질을 면역관문 억제제의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PD-1 면역관문 억제제가 종양미세환경(TME)이라고 불리는 암세포 주변의 복잡한 환경으로 인해 다소 기대 이하의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면역관문 억제제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낮은 반응률이 꼽힌다.
대웅제약의 'DWP217'은 이러한 PD-1 면역관문 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대웅제약이 올해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 발표한 2건의 논문 초록에 따르면, 'DWP217'은 △비임상 시험관 내 실험과 △생체 내 동종·이종 이식 모델에서 우수한 예비 효능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해당 비임상 실험들의 구체적인 내용을 이번 특허 명세서에 담아 'DWP217'의 잠재력을 한층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먼저 시험관 내 실험은 기존의 다른 아르기나아제 저해제 후보물질 '누미다지스타트'(numidargistat)와 'DWP217'의 아르기나아제 저해 활성을 비교 평가한 것이었다.
평가 결과, 'DWP217'은 '누미다지스타트'와 동등한 수준의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2상 단계에서 실패했지만, '누미다지스타트'가 임상 단계에 진입했던 만큼, 'DWP217' 역시 임상 진입이 가능한 수준임을 입증한 것이다.
생체 내 동종·이종 이식 모델의 경우, 'DWP217'은 '누미다지스타트' 대비 더 우수한 T세포 활성 촉진 효과를 보였다. 등급으로 보면, '누미다지스타트'는 B등급인 반면, 'DWP217'은 A등급이었다.
무엇보다 '누미다지스타트'가 2상에서 유효성 입증 실패로 개발이 중단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DWP217'의 개발 전망은 상대적으로 더 밝다고 볼 수 있다.
'누미다지스타트'의 보유 기업인 미국 인사이트(Incyte)는 2상 임상에서 PD-1 면역관문 억제제와 '누미다지스타트'의 병용요법을 평가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항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2024년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따라서 'DWP217'은 PD-1 면역관문 억제제의 부족한 효과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 항암제로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DWP217'의 특허 등록을 추진하며 글로벌 권리 확보에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