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선봉에는 품질 경영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해외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이 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GMP 획득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면서, K-제약사들의 보이지 않는 '인증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으로부터 세종특별자치시 전동면에 위치한 세종 1공장에 대한 통합 GMP 인증을 획득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앞서 2013년 다국적 제약사 테바(TEVA)와 개량신약 '클란자CR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19년 러시아 GMP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EAEU GMP 인증은 러시아 단일국가 기준을 넘어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이 속한 유라시아경제연합 전체 시장에서 통용되는 보다 강화된 인증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인증서에는 'EU GMP 지침에 상응하는 수준'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관리 체계를 공인받았다는 평가다.
#하나제약은 최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GMP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 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EU-GMP 인증을 받은 지 7개월여 만이다.
하나제약의 CMO 공장은 동결건조주사제 라인과 P.P 앰플 라인 등의 의약품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자동화시스템을 주축으로 공정별 SOP 및 시험데이터를 전산화시켰다. 특히 동결건조설비를 전반에 걸쳐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PMDA GMP 승인은 향정신성의약품이자 동결건조주사제, 제네릭 의약품이 아닌 신약으로 이뤄졌다. 회사는 이번 승인을 계기로 빠르면 7월 중 첫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이자 동아쏘시오그룹의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 전문 기업인 #에스티젠바이오는 지난해 9월과 10월, 인천 송도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공장으로 유럽연합(EU) EU GMP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 인증을 연달아 획득했다.
미국과 유럽 GMP 동시 인증은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의 상업 생산을 위한 것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복제약을 생산할 핵심 기지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보증 능력을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자체 개발 신약의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새로이 해외 GMP 인증 절차에 나서는 기업들도 있다.
백신 명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공급을 목표로, 최근 안동 L하우스에 cGMP 수준의 생산시설 증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인증 절차 준비에 착수했다. 회사는 기존 EU GMP 획득 경험을 바탕으로 K-백신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항암제 시장 강자 #보령도 미국과 유럽의 GMP 인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2023년 예산공장 항암주사제 시설의 EU GMP 인증 경험을 토대로, 현재 경구제 생산 라인의 cGMP 및 EU GMP 동시 인증을 추진 중이다. 자체 항암 신약의 글로벌 진출과 고부가가치 CDMO 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GMP 인증은 이제 단순히 수출을 위한 허가 절차를 넘어, 기업의 기술력과 품질관리 수준을 나타내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됐다"며 "국내 제약사들의 치열한 품질 경쟁이 결국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