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영상 캡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담도암에 대한 사상 첫 표적 치료제인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의 '지헤라'(Ziihera, 성분명: 자니다타맙·zanidatamab)가 유럽 규제당국의 허가 관문을 통과하면서 국내 도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럽 집행위원회(EC)는 1일(현지 시간), 진행성 HER2 양성 담관암(담도암의 유형) 치료제로 '지헤라'를 조건부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에서 담도암 표적 치료제가 허가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허가는 재즈 측이 실시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HERIZON-BTC-01)의 결과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담관암 환자 대상 '지헤라' 단독요법과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단일군 연구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헤라'는 객관적 반응률(ORR) 41.3%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번 임상은 단일군으로 진행된 2상에 불과하므로 '지헤라'가 정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3상에서 유효성을 확증해야 한다.
재즈 파마슈티컬스는 이를 위해 현재 임상 3상 시험(시험명: HERIZON-BTC-302)을 실시하고 있다. 이 시험은 진행성 HER2 양성 담관암 환자에서 '지헤라' 및 표준 치료제 병용요법과 표준 치료제 단독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것이다.
HERIZON-BTC-302 연구는 286명의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지헤라'+표준 치료제 병용요법과 표준 치료제 단독요법을 비교 평가하는 것인 만큼, 유럽 정식 허가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HERIZON-BTC-302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실시되고 있는터라 '지헤라'의 국내 도입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4년 5월 HERIZON-BTC-302 연구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19명이다.
다만 HERIZON-BTC-302 연구의 1차 평가변수 도출 예정 시점이 오는 2028년 12월인 점과 보통 신약의 국내 도입이 미국 및 유럽 허가 후 6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지헤라'가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지 않는 한 국내 상용화 시점은 2030년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담도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십이지장까지 가는 경로인 담도에서 발생한 암이다. 담관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종이 대부분인 만큼, 담도암과 담관암을 보통 동의어로 취급된다.
담도암의 1차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이지만, 과거에는 절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담도암 환자들에 대한 치료법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기껏해야 세포독성 항암제 및 방사선 요법을 활용하는 것 뿐이었다.
'지헤라'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신약이다. 담관암 유발 타깃 중 하나인 HER2에 대해 서로 다른 결합 부위에 동시에 결합하여 활성을 강하게 억제하는 이중특이성 항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24년 11월 담관암 치료제로 '지헤라'를 조건부 허가했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올해 1월 '지헤라'를 담관암 치료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