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진 세계농아인골프대회 대한민국 국가대표 [안성복지신문=박우열 기자] 골프는 오랫동안 비장애인 중심의 스포츠로 인식돼 왔지만, 장애를 넘어 꿈과 도전을 이어가는 선수들이 있다.
오는 세계농아인골프선수권대회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박세진 선수도 그중 한 명이다.
농아인 골프는 아직 대중에게 낯선 종목이지만,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며 국제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한국농아인골프협회는 창립 3년 차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선수 발굴과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세계농아인골프선수권대회를 앞둔 박세진 국가대표 선수를 만나 농아인 골프의 현재와 미래,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후배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를 들어봤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장애인 스포츠가 가진 가치와 도전 정신, 그리고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현실을 함께 살펴본다.
▲세계농아인골프대회 가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는데 어떤 대회인가요?
세계농아인골프선수권대회는 어느덧 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입니다. 프로 골퍼를 제외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대회이기도 합니다. 이 대회의 가장 큰 취지는 골프를 높은 장벽으로 느끼기 쉬운 농아인들에게, 우리도 충분히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과 용기를 심어주는 데 있습니다.
▲세계대회를 앞두고 현재 한국선수단의 규모와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고 있으며,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이번 세계농아인골프선수권대회에는 전 세계 25개국에서 약 150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한국 선수단은 현재 남자부 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전문 엘리트 선수라기보다는 골프라는 스포츠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동호인들입니다.
현재 협회의 재정적·시스템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선수들 각자가 개인 비용을 들여 레슨을 받고 골프장을 찾아 실전 감각을 익히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깊이 새기며,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각자의 기량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저력을 보여드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대회 기념촬영 ▲농아인 골프 선수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며, 반대로 가장 큰 보람은 무엇입니까?
선수가 아님에도 국가대표라는 무게감과 주변의 기대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개인적인 부담도 적지 않지만, 한국을 대표한다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땀 흘리는 이 과정이 한국농아인골프협회의 기반을 다지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농아인으로서 처음 골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골프가 본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주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골프를 하나씩 배워가며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골프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 골프 없는 일상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건강은 물론이고, 여가 활동을 통해 삶의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고 있습니다.
▲세계농아인골프대회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개인적인 각오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당연히 목표는 우승입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임을 잘 알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훈련하여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싶습니다. 한국 대표로서 부끄럽지 않게 겸손한 자세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습니다.
▲한국의 농아인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선발되셨는데, 소감과 각오는?
국내 농아인 골프계에는 전문 선수가 드뭅니다. 주로 취미로 골프를 즐기던 분들이 대표로 선발된 만큼,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한국의 많은 농아인분들께 심어드리고 싶습니다.
▲선수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나 순간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제1, 2회 전국농아인골프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에는 실력이 많이 부족해 아쉬움이 컸지만, 그 경험이 오히려 골프에 더 매진하고 스스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 열릴 제3회 대회와 이번 세계대회는 그간의 노력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농아인 골프와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협회 설립 3년 차인 현재, 재정과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여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타 장애인 골프 협회와의 가맹, 선수 양성 프로그램 지원, 그리고 대외적인 홍보가 절실합니다.
최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협약을 맺고 PGTA대회 참여 기회를 얻은 것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이러한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시스템이 안정된다면 전국 농아인들이 골프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이 되리라 믿습니다.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농아인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협회는 농아인 여러분께 더 나은 복지 스포츠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과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더 많은 골프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으면 합니다.
이번 스웨덴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으며, 저 또한 뒤에서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